logo
"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철도 구로
 

철도 구로 현장신문 78호


  • 2025-09-24
  • 22 회

철도 구로 78호001.jpg

철도 구로 78호002.jpg

성과급 정상화 못한 게 가장 아쉽다

잠정합의안 찬반투표가 시작됐다. 현장 여론은 투표 결과를 통해 최종 확인할 수 있겠지만, 많이 아쉽다는 의견들도 분명히 있다. 핵심 쟁점은 2가지였는데 그중 총액대비 2.5% 임금 정액인상은 (사측 경영진의 임금인상분 반납만이 아니라 전 직원 연차 이월과 촉진도 들어갔지만) 그나마 해결했다. 그런데 모든 조합원이 가장 원했던 성과급 정상화 문제를 확실히 해결하지 못했다. 어떤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왜 이 문제를 뒤로 미루고 파업을 접었는지 의문이다. 어차피 그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시 파업해야 할 텐데...”

 

파업의 시작과 끝 모두 민주적으로 결정해야

파업은 시작도 중요하지만, 끝도 중요하다. 이번 파업은 매우 급하게 마무리됐다. 지도부는 11일 전국 상경집회를 앞두고 장시간 교섭에 매달리면서 잠정합의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집회를 전격 취소하고 조합원을 대기시킨 다음, 잠정합의 후 파업 복귀지침을 내렸다. 어떤 내용으로 교섭하고 있는지를 최대한 실시간으로 조합원에게 알릴 수는 없었을까? 잠정 합의 및 파업 복귀를 소수 지도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대의원대회 등을 통해 민주적이고 집단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파업의 주인공이 조합원이라면 파업의 끝도 주인공이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이재명은 철도파업에 왜 개입했을까?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농성장을 지킬 때 이재명이 그 앞을 지나가는 걸 하루에도 몇 번씩 봤다. 철산법 개악안 철회, 운전실 감시카메라 철회를 외치는 철도노조 조합원들 앞으로. 그땐 차갑게 외면하더니 이번 파업 막바지엔 직접 찾아오기까지 했다. 효과는 확실했다. 지금으로선 사실상 미래 권력인데 왜 안 그렇겠는가. 이번에 파업을 중재한 방식은 어찌 보면 차기 정부의 예고편인지도 모른다. 이재명이 성과급 정상화를 책임지겠다고 했는가? 코레일과 SR 통합을 확약했는가? 그런 약속 없이 이미 통치자인 양 철도파업을 빨리 끝내려고만 했는가? 한 가지는 확실하다. 철도노동자는 이재명도 믿을 수 없다.

 

역시 집단적 힘이 필요하다

우리가 윤석열을 퇴진시켰다. 노동자 민중의 집단적 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파업하며 퇴진 집회에 참여할 때 철도 깃발이 많이 날리면 뿌듯했다. 퇴진 집회 참가자들이 철도파업을 뜨겁게 응원해 줬다. 철도 노동자들이 퇴진 집회에 앞장서고 있는 듯했다. 이번 퇴진 집회를 통해 철도 노동자뿐만 아니라 많은 노동자, 민중이 이 사회의 주인임을 확인했다. 그중에서도 우리 철도는 집단적 힘을 발휘하기 좋은 사업장이다. 우리 철도 노동자의 요구를 쟁취하기 위해, 이 사회를 더 좋은 방향으로 바꾸기 위해 우리의 집단적 힘을 앞으로도 잘 발휘하면 좋겠다.

 

선배 노동자들이 남겨준 유산

지난 10, 파업 프로그램으로 구로디지털단지에 있는 G밸리산업박물관에 구로승무지부 2개조가 갔다. 70년대의 한강의 기적뒤에는 노동자들의 희생이 있었다. 철야노동을 하고도 겨우 월 10만 원 남짓 받았고, ‘닭장집에서 자다가 연탄가스 중독으로 죽기도 했다.

하지만 전태일 열사를 시작으로 저항이 이어져, 80년대 구로지역에 민주노조가 생겨났고 결국 85년엔 구로동맹파업까지 성사시켰다. 이후 876월 항쟁과 노동자 대투쟁이 벌어지고 그 힘으로 철도노조를 비롯한 민주노조가 전국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었다.

불의에 맞선 저항과 노동자의 조직, 선배 노동자들이 우리에게 남겨준 유산이다.

 

안 그래도 적은 임금, 그만 좀 떼어가라

1211일 코레일네트웍스 2024년 임금 및 현안 교섭이 최종 결렬됐다. 노조는 올해 3.5% 인상률 내에서 12월 임금 구조를 변경하고 잔여 재원을 분배하는 방식에 동의했다. 그런데 사측은 관리자에게만 기본급과 직무수당을 높게 책정하려 했다. 선임 역장 기본급 210만 원, 직무수당 70만 원, 매니저 기본급 200만 원, 직무수당 1만 원이었다. 이후 교섭을 통해 간격이 다소 조정되긴 했지만, 사측은 관리자의 직무수당이 월등히 높아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안 그래도 중간착취 때문에 임금이 적은데 거기서 더 떼어가 관리자 임금만 높여 현장 통제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속 보이는 짓 그만해라.

 

코레일관광개발은 3.5%라던데?

코레일관광개발에선 2023년도 총액 대비 3.5% 내에서 기본급을 인상한다는 잠정합의안이 나왔다. 정부 가이드라인도 임금수준이 낮은 공공기관은 3.5(2.5%+1%)까지 인상할 수 있게 돼 있다. 그런데 왜 테크만 고작 2.7% 인상인가? 그것도 작년 예산 총액을 기준으로 2.7%를 인상한 게 아니라 월급의 일부인 기본급 기준으로 2.7%를 인상한 것이다.

현재 테크 대표노조(한국공공사회산업노동조합)는 잠들어 있다. 아무리 흔들어도 깨어날 생각이 없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아있는 노조를 찾아가고, 또 같이 힘을 키워야 하지 않을까?

 

윤석열의 첫 계엄령은 2022?

화물연대 노동자 8천 명은 국회에서 탄핵을 결정한 14일 오후 1시 여의도에 모여 집회했다. 화물판 최저임금인 안전운임제를 지속확대하라고 요구하며 2022년에 파업했을 때, 윤석열은 업무개시명령이란 첫 계엄령을 선포했다. 당시에 피눈물을 삼키며 현장으로 복귀했던 화물연대 노동자들은 지금까지 소득이 줄고, 과로로 쓰러지는 아픔을 겪어 왔다. 그래서 이들은 다시 안전운임제 확대 입법’, ‘윤석열 퇴진을 내걸고 투쟁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