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조합’네 글자를 지우려 한 자들
지난해 8월 9월, 구로역 선로에서 일하다 꽃다운 목숨을 잃은 정석현(1992), 윤원모(1993) 동지를 기억하는가? 두 동지를 영원히 기억하기 위한 추모비가 1월 안으로 서부본부 화단에 만들어질 예정이다. 원래 12월 31일까지 완료하고 제막식을 해야 했는데, 사측이 ‘전국철도노동조합’이란 말이 들어가는 게 싫어서 철도공사 ‘사우들’이라고만 적자고 해서 노사 갈등이 발생했다. 결국 ‘전국철도노동조합, 한국철도공사’를 같이 넣기로 했단다. 두 동지와 함께 노동조합의 중요성을 영원히 기억하련다!
■ 방이 부족하다
최근 신입 기관사들이 많이 들어왔다. 그중에 여성 기관사도 7명이다. 몇 년째 여성 기관사가 늘기 시작하면서 방 부족 문제가 계속 불거졌다. 신입 기관사들이 아직은 시운전하고 있지만 얼마 후면 견습을 타면서 교번 근무를 시작한다. 여성 기관사 방 부족 문제가 더 심해질 수 있다. 남성 기관사 방도 부족하다. 손님을 맞을 때도 방을 잘 준비해야 하는데, 철도의 주인을 맞으면서 방 하나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서야 되겠는가?
■ 선임장 없는 서해선?
신설 서해선은 5월 1일부터 코레일 직영으로 유지보수를 하려 한다. 여기에 필요한 13명을 비롯해 총 16명의 선임장을 선발할 예정이다. 그런데 선임장에 지원하려는 노동자가 거의 없을 듯하다. 왜? 멀고 낯설고 열악한 환경에서 일해야 하고, 보상도 별로 없는데 사고라도 나면 막중한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로컬관제, 장비운전 등에도 비슷한 문제가 있다. 사측이 철도안전시스템을 강화하지 않은 채 사고의 책임을 선임장에게 떠넘기려 하고, 권리와 보상 없이 책임과 의무만 강조하면, 선임장 없는 서해선은 ‘사고선’이 될 수 있다.
■ 곳곳에서 인원 부족
차량 쪽 여러 사업소에서 사측이 제시한 인공 기준이 현실과 맞지 않아 문제다. 정원 감축에다 정년퇴직으로 나간 사람만큼 인원 충원을 하지 않아 인원이 부족한 부서들이 많다. 그래서 남은 사람들이 작년보다 좀 더 많이 일하고 있다. 당연히 그만큼 우리 몸의 피로도 더 누적되고 있다.
■ 노동자들이 4조 2교대 반대한다고?
12월 11일, 코레일네트웍스 노사 2차 본교섭에서 여객사업처장은 “여객 매표 근로자들이 4조 2교대를 원치 않는다”고 했다. 황당하다! 3조 2교대의 고된 ‘야야’를 지속하는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려는 수작이다. 업무가 같은데 코레일 노동자는 4조 2교대, 자회사 노동자는 3조 2교대를 하는 게 정당한가? 여객사업처장은 4조 2교대로 전환하면 임금이 줄고, 인력부족으로 노동강도가 더 높아질 것이니 그냥 ‘야야’를 감수하라고 주장하고 싶을 것이다. 왜 노동자들이 두 악 중 하나를 골라야 하나? 노동자들은 임금삭감 없는 4조 2교대를 강력히 원한다.
■ 아주 지들 멋대로다
코레일테크 사측이 어떻게 해서든 우리에게 돈을 덜 주려고 매년 난리다. 작년에는 1.5배 휴일수당 주는 대신 대체(보상)휴가를 1.5개 줬다. 그런데 올해는 대체휴가를 1개만 준단다. 작년에는 상반기까진 휴일수당을 지급했는데, 올해는 1월부터 대체휴가로 한단다. 게다가 올해부터는 공휴일에 쉬려면 연차 써서 쉬라고 한다!
이렇게 바꾸기로 ‘노사’가 합의했다고? 어용 노조(한국공공사회산업노동조합)는 이름만 노조일 뿐 사측 편이다. 결국 사측 멋대로 우리 노동조건을 이리저리 바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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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구로 현장신문 <노동자투쟁>을 발행한 지 만 3년이 지났습니다. 3년 동안 성과급 삭감, 운전실 감시카메라, 처벌만능주의, 철산법 개악, 구로역 참사, 진급역전, 방 부족과 열악한 주박지, 네트웍스와 테크 노동자의 설움 등 수많은 사안에 대해 많은 분이 잘 말씀해 주셔서 2면을 가득 채울 수 있었습니다. 이번 비상계엄부터 폭염·폭설 등 기후재앙까지 수많은 사회문제를 1면에 다뤘습니다. 3년 동안 함께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일할 맛 나는 일터와 살 맛 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현장신문은 노동자의 후원금으로 발행합니다. 후원하시려면 현금을 준비해 주세요. 오늘[15일(수)] 오전 6시 30분부터 9시까지 신문을 배포하며 모금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