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열악한 조건을 개선할 생각은 없고 전출 금지만
구로는 어느 사업소보다도 열악하다. 겨울엔 춥고, 여름엔 벌레 많은 주박지, 낙후된 신호 체계, 복잡한 노선 등. 하지만 십수 년간 개선된 건 별로 없다. 연병가 사용 제한 등 더 열악해지는 걸 투쟁으로 그나마 막았다. 일이 힘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니까 다른 곳으로 가고 싶은 건 당연하다. 그런데 전출마저 막고 있다. 개미지옥에서 평생 개미처럼 일하란 건가? 남은 길이 없다면 결국 투쟁의 길뿐이란 걸 사측은 다시 알게 될 것이다.
■ 사측의 책임을 말해야 할 때
교육기간 내내 불안불안했다. 전동차 운전면허가 있다고 해서 자동으로 철도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게 아니기에, 신입사원에게는 충분한 교육 및 연습 시간이 꼭 필요하다. 사측에서 교육 시간을 반 토막 내놓고 이제 와서 교육기간에 발생한 실수는 지도기관사와 견습기관사 개인 책임이라고 한다.
실수한 한 사람이 재수 없어서 걸린 셈 치고 넘어가면 어떻게 될까? 부실한 신입 교육과 같은 구조적인 문제는 감춰지고 매번 개인의 잘못으로 정리돼 버릴 것이다. 사측의 책임을 제대로 짚어야 철도가 더 안전해진다.
■ 노이로제 걸리겠다
운전하다가 무서운 순간들이 있다. 지코비에 ‘작업 중’ 알림이 떴는데 선로에 작업자가 보이지 않을 때다. 선로 내 작업인데 못 본 것인지, 선로 바깥 작업인지(이 경우에도 선로 근처라면 조심해야겠지만), 잘못된 알림인지 구분할 수가 없다. 알림이 운전자를 돕기보다는 사고가 날 경우 책임소재를 운전자에게 독박 씌우는 역할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청도역 사고 이후로 특히 더 긴장된다. 기관사는 로봇이 아니라 완벽할 수가 없기에 계속 긴장 상태를 유지하기 어렵다. 운전하면서 신경 쓸 게 정말 많은데 노이로제 걸리겠다!
■ 사측이 또 도발했다
작년 12월, 대법원이 통상임금 항목을 확대한 판결을 내린 지 거의 1년 만에야 사측이 법정수당 증가분을 지급했다. 그런데 사측은 완전히 일방통행이다.
그동안 시간을 끌며 어떻게든 지급액을 낮추려 하더니 결국 통상임금 기준시간을 209시간에서 우리 교번 노동자들의 경우 242시간으로 대폭 늘려 지급액을 많이 깎아버렸다. 엄청 열받는다.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이렇게 후퇴된 조건이 새로운 ‘기준’으로 굳어지기 전에 반격에 나서자. 해마다 이렇게 빼앗길 순 없지 않겠는가?
■ 통상임금 시수 조정에 담긴 분열 책동
코레일 사측은 대법 판결로 늘어난 통상임금을 제대로 안 주려고 꼼수를 부리면서 분열까지 노렸다. 단체협약상의 통상임금 시수는 전 직종 209h이고, 지난 3차 통상임금 소송까지도 모두 209h를 적용해 이미 지급했는데 앞으론 일근 209h, 교대 216h(야간형 212h), 교번 242h, 야간격일제 187h를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시수를 달리 한 건 직종별로 노동자를 분열시키겠다는 의도가 분명하다. 저들이 원하는 대로 우리가 분열하면, 한 직종씩 차례대로 각개격파당할 것이다. 그럴 순 없다!
■ 압도적 찬성은 지금이 기회란 뜻
철도노조 쟁의행위 찬성률이 82.79%로 매우 높게 나왔다. 재적 조합원 21,704명 가운데 19,844명이 투표에 참석해(투표율 91.4%) 17,428명이 찬성했다(재적 대비 찬성률 75.69%). 체불 성과급(올해 16% + 작년 12%)을 받아낼 뿐만 아니라 성과급 기준을 정상화하고, 해마다 2명이 죽는 ‘죽음의 철도’를 안전인력 충원 등으로 바꾸고, 고속철을 통합시킬 절호의 기회가 지금이라고 많은 노동자가 느끼고 있다. 투표에서 보여준 강한 의지로 거대한 단결투쟁을 일굴 수 있다면, 철도노동자들은 많은 걸 쟁취할 수 있을 것이다.
■ 기재부 지침이라는 족쇄를 끊어내자!
코레일네트웍스 사측은 올해도 기재부의 총인건비 지침 안에서만 임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하며 수십억 원을 중간착취하겠다는 속내를 감추지 않는다. 심지어 위탁계약의 세부 내용을 확인하려고 해도 ‘영업비밀’이라며 ‘단가 산출내역서’를 공개하지 않는다. 수의계약조차 ‘영업비밀’이라고 하는 원청과 하청, 그마저도 임금으로 지급하지 않도록 선을 긋는 정부와 사측의 행태는 노동자의 삶을 더욱 옥죄고 있다. 기재부 지침이 노동자의 삶을 옭아매는 족쇄라면, 이제는 그 족쇄를 끊어낼 때다. 침묵을 거두고 단결해서 한목소리를 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