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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철도 구로
 

철도 구로 현장신문 104호


  • 2026-01-01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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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안 통해도 투쟁은 통한다

투쟁으로 성과급 정상화를 쟁취했다. 정부도 사측도 우리가 열차를 멈추는 걸 무서워한다. 열차가 움직이고 멈추고는 우리가 결정한다. 이게 우리 철도 노동자들의 힘이다. 하지만 방심할 순 없다. 틈만 나면 합의를 어기고, 꼼수를 부리는 게 저들의 일이라 투쟁의 고삐를 놓을 순 없다. 성과급 정상화도, 철도 통합도 실제로 이뤄내고, 다시 빼앗기지 않기 위해선 우리는 계속 투쟁력을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인력충원 등 여전히 남아있는 현장 문제들도 말로는 해결이 안 된다. 이번처럼 단결투쟁으로 하나하나 이뤄나가야 한다.

 

설득력은 쪽수에서 나온다

결국 기재부를 멈추게 한 건 1223일 아침부터 파업을 시작하겠다는 조합원들의 준비 태세였다. 23일 파업 대회의 참가 예상인원을 전국적으로 조사했더니 총 9천 명에 달했다. 최근에는 파업 대회 인원이 보통 7~8천 명이었다. 올해 투쟁의 열기가 그만큼 뜨거웠단 뜻이다. 임금(성과급)을 더 이상 빼앗길 수 없고, 기재부의 뒤통수치기를 가만히 앉아서 당할 수 없다는 의지가 그만큼 강했다. 이런 의지를 확인하자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꾸면서 간을 보던 기재부도 한 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경평의 존재 목적: 노동자 길들이기

  성과급을 정상화하는 대신 내년과 내후년 경영평가는 포기해야 한다고 한다. 공공기관 경영평가의 불합리성이 여기서도 드러난다. 공공기관은 정부가 실질적인 사용자다. 정부에서 경영을 잘했다고 평가하는 기준은 노동자의 노동조건을 희생하는 것일 수밖에 없다. 임금피크제도, 민영화 정책들도 늘 경영평가에 연동하겠다며 밀어붙여 왔다. 투쟁으로 정부 정책을 거스르면 경영평가가 깎인다. 그렇다면 경평을 잘 받아야 하니 노동조건 악화를 받아들여야 할까? 아니다. 정부의 협박 카드로만 쓰이는 경평 제도 자체가 문제다.

 

마음 편히 화장실 갈 권리

화장실은 일터에서 노동자를 어떻게 대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공간이다. 기본적인 생리현상조차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곳에서 다른 권리가 어떻게 온전히 보장되겠는가?

승무원에게 화장실 문제는 단순한 불편이 아니다. 운행 중에는 사실상 이용이 불가능한데, 간이변기는 굴욕적이며 위생과 안전 문제까지 있다. 힘들게 참았다가 종착역에 도착해도 짧은 회차 시간 안에 먼 화장실을 급히 다녀와야 한다. 이런 상황은 방광염 등 건강 문제로 이어진다.

투쟁을 통해 주요 종착역에 화장실 설치 약속을 받아냈지만 이행은 더디다. 화장실 문제는 여전히 개인에게 떠넘겨져 있다. 승무원의 존엄과 승객 안전과도 직결된 중요한 문제를 이렇게 더디게 다뤄서야 되겠는가?

 

새로운 노조를 내세운 낡은 노조들

철도노조가 성과급 정상화를 위해 파업에 돌입하려 했던 1223, SR노조와 철도승무노조는 상호 협력을 강화하며, 새로운 노조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과거의 소모적인 투쟁 중심에서 벗어나겠다고 했고, ‘갈등이 아닌 해결을 강조했다. 하지만 성과급 정상화, 고속철 통합, 임금인상을 보라. ‘투쟁갈등을 겪지 않고 해결할 만한 게 하나라도 있었는가? 투쟁해야 할 때 침묵하며 사측과 정부 편을 들었던 노조들! 이런 노조는 아주 오랜 어용노조 역사가 보여주듯, 낡디낡은 노조 아닌가?

 

[철도노조 80년사] 2013년 철도 민영화 반대 파업

  2026년 말까지 코레일과 SR이 통합할 예정이다. 이는 철도노동자들이 2013년 파업을 비롯해 끈질기게 투쟁해서 거둔 성과다. 철도노동자들은 2013129일부터 1231일까지 SR 설립을 반대하며 파업했다. 박근혜 정부는 파업참가자 6,000여 명을 모두 직위해제하고, 철도노조 지도부를 체포하겠다고 민주노총 사무실까지 침탈했다. 이런 탄압 속에서도 2013년 파업은 고속철 분할 민영화를 막겠다는 철도노동자들의 투쟁의지를 분명히 보여줬고, 철도 분할 민영화의 문제점을 널리 알리며 미래 고속철 통합의 씨앗을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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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구로에서 현장신문 <노동자투쟁>을 발행한 지도 이제 만 4년이 됐습니다. 그동안 생생한 현장소식을 알려주시고, 다방면으로 응원해 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일하다가 다치거나 죽지 않고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모두 보장받는 현장,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사회의 주인이 되는 세상을 만들 때까지 앞으로도 꾸준히 분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