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배포한 철도 구로 현장신문 <노동자투쟁> 125호입니다.
2면
■ 운전노동자들, 화났다!
운전지부 성명서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글마다, 문장마다 분노가 담겨 있다. “심지어 여승무원들은 인력부족 상황에 눈치 보며 임신마저 숨기고 차를 탄다”(부산기관차), “대책이 미뤄지는 하루하루는 누군가의 추가근무가 되고, 포기한 휴일이 되고, 회복하지 못한 피로가 된다.”(안산승무), “운전업무의 비정규직화는 곧 고용 불안과 철도 안전의 붕괴로 이어진다.”(청량리전동승무), “결의대회이든, 준법투쟁이든, 총파업이든, 그 무엇이든 우리는 우리의 일터를 바꾸기 위해 감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구로승무) 이런 분노를 시간외 근무 거부, 29일 집회, 더 강력한 투쟁으로 잘 조직한다면, 오만한 사측도 꼬리를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 4시간도 못 자고 운전한다
단협 근무기준 협의에서 기관사들의 수면 시간을 최소한 4시간 보장받기 위해, 야간휴양시간 5시간 확보를 요구했지만 사측은 거부했다. 현재 야간 수면 시간은 4시간으로 정해져 있지만 기관사의 경우 열차를 세워야 하고, 아침엔 미리 나와서 열차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론 3시간 반도 자기 힘들다. 그리고 새벽에 일어나 장거리 운전을 할 경우 상당히 힘들다. 수백 명의 승객을 태우는 우리가 4시간도 못 자고 운전하는 게 말이 되나? 회사는 계속 인력을 늘릴 돈이 없다는 말만 반복한다. 돈보다 기관사 건강과 승객 안전이 더 중요하다.
■ 키 스위치 아래 좁은 틈 하나
일부 전동열차는 키 스위치 아래 전열기와 벽 사이에 좁은 틈이 있다. 기관사도 사람인지라 간혹 열쇠를 떨어뜨릴 수 있는데, 그 틈으로 열쇠가 빠지면 꽤 곤혹스럽다. 틈이 좁고 깊어 열쇠도 잘 보이지 않는 데다, 전열기가 뜨거워 꺼내기도 어렵다. 승객들이 기다리니 빨리 출발해야 하는데 매우 난처했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다른 전동열차처럼 틈을 메우기만 해도 예방할 수 있는 문제다. 이 사소해 보이는 문제가 운행에 영향을 주는 만큼 기관사 개인에게 조심하라고만 해선 안 된다. 휴먼에러를 대비하지 못하는 건 시스템의 한계다.
■ 어디 내놔도 부끄러운 주박지
올해 국정감사에서 철도의 열악한 주박지 문제가 새삼 화제가 됐다. 겨울이면 추워서 난방 텐트를 설치하고, 곰팡이가 슬며, 어떤 곳은 침실이 부족해서 간이 칸막이를 설치하거나 창고를 개량해서 쓰기도 한다. 이렇게 국회의원이 호통치면 철도공사 사장은 개선을 약속하지만, 그때뿐이다. 구로에서도 매년 노조가 시설 문제를 지적하면 사측은 예산이 부족하단 말만 되풀이하고, 정부 관료들은 외면했다. 사장이나 장관 등이 이런 숙소에서 잠을 자야 했다면 한참 전에 건물을 고치고도 남았을 것이다!
■ “천안급행 8량, 현재로선 계획 없다”
10월 14일(수) 노사협의회 자리에서 사측은 천안급행 8량에 대해 ‘현재로선 계획 없고, 노사협의에 동의한다’는 기조로 얘기했다. 사측의 말을 100% 믿을 순 없지만, 어쨌든 당분간은 이 사안이 수면 아래로 내려가는 것 같다. 이렇게 된 건, GTX-C 개통 지연 덕분이기도 하지만 우리 구로열차 노동자들이 ‘돈보다 안전’이라고 외치며 계속 싸운 덕분이기도 하다. 정부와 사측이 일방적으로 강행하지 못하게 노조가 제동을 걸었고, 이후 투쟁의 근거를 확보했다. 단결한 노동자는 패배하지 않는다.
■ 시대에 역행하는 걸 바로잡다
서울지하철은 지난해 노사합의로 역무 노동자 명찰 착용을 폐지했다. 취객 등 악성민원인으로부터 역무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노동자의 개인정보와 감정노동 보호가 상식이 된 시대에 명찰 착용을 고집하는 건 구시대적인 발상이었다. 지난 9월 29일 운수조합원 결의대회에서도 명찰 폐지를 요구했다. 이후 코레일 사측도 노사협의를 통해 역무 노동자 명찰을 폐지하기로 했다. 우리가 함께 목소리를 내서 시대에 역행하는 제도 하나를 바로잡은 것이다.
■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아직도 2인 1실 숙소?
10월 6일, 철도노조 시설‧건축지부 조합원들이 숙소 부족 문제를 방치하는 철도공사와 국가철도공단 앞에서 선전전을 진행했다. 현수막과 피켓에는 “철도노동자의 잠자리까지 외면하는 공사와 공단을 규탄한다!”, “탈의실이 숙소냐 즉각 개선하라” 등의 문구가 선명히 박혀 있었다. 10월 30일엔 공단 앞에서 전국시설총력결의대회도 열릴 예정이다. 안전하게 일하려면, 1인 1실에서 편히 쉴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아직도 2인 1실을 고집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