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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철도 구로
 

철도 구로 현장신문 66호


  • 2025-09-23
  • 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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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이 판을 친다

이건 말도 안 된다. 기재부가 경영평가에서 코레일에 5년 연속 낙제점을 매겨, 올해도 경영평가 성과급을 한 푼도 못 받게 됐다. 코레일은 고속철에서 최대 수익을 냈는데 말이다. 게다가 내부 성과급마저 노사합의를 무시하고 깎으라 해서 작년엔 8%가 깎였고, 올해는 12%가 깎일 예정이다.

매년 기재부는 노조를 배제한 채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임금인상률과 성과급이 달린 경영평가를 결정한다. 기재부가 추천한 위원 몇 명이 수십만 공공기관 노동자의 임금을 멋대로 결정하는 것이다.

고양이들이 쥐들의 임금을 결정하니, 공정할 턱이 있나!

 

삼성엔 노사협의회가, 공공기관엔 공운위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8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삼성 사측이 노조를 무시한 채 노사협의회에서 임금인상률을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반도체부문 노동자들에겐 성과급을 한 푼도 지급하지 않겠다고 결정했기 때문이다. 반면 임원들에겐 수억 원대 인센티브가 책정됐다!

삼성에 노사협의회가 있다면, 코레일을 비롯한 공공기관엔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있다. 이 기관들은 임금억제위원회로 불리는 게 맞다!

 

노력이 정당한 평가 못 받아 아쉽다고?

한문희 코레일 사장은 경영평가 결과에 대한 글에서 고속철도 수익은 역대 최대인 22700억원을 달성했고, 고객만족도 우수등급 달성 등 성과가 있었는데, “코레일의 노력이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고 경영평가의 문제점을 살짝 지적했다. 그런데 역대 최대 수익을 올리고, 고객을 우수하게 만족시킨 철도 노동자들을 상대로 사장은 안전운행투쟁과 합법파업에 대량징계를 때렸다. 인원감축과 외주화를 밀어붙이며 올해 성과급도 12%나 떼먹으려 하고 있다! 노동자를 홀대하면서 자신만 우대받고 싶다는 것 아닌가?

 

파견법 위반하지 말고 직접 고용하라!

코레일은 코레일네트웍스 광역 기동팀에게 새 근무 기준을 지시했다. 기존엔 거점역에 출근해서 근무복으로 갈아입고 업무를 준비했는데 이제부턴 혼잡 역으로 직접 출근하라는 것이다. 탈의실이 없으니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코레일 맘대로 행로 구간을 추가해 새로운 승무 계획표를 짜라고 한다. 승무 시간이 10분 이상 늘어나고 승무 후 20분가량 승강장에 서 있어야 한다. 코레일은 앞뒤 상황을 고려하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업무를 지시하며 파견법을 위반하고 있다.

 

철도 지하화라는 노다지

여야 정치권이 철도 지하화를 슬금슬금 들이밀고 있다. 총선 기간에 후보들은 앞다퉈 자기 지역 철도를 지하화하겠다고 공언했다. 총선 이후엔 각 당 정책토론회도 열렸고, 국토부도 사업 추진 타임라인까지 내면서 호응했다.

철도 지하화엔 막대한 공사비가 드는데, 역세권 개발만으로 감당할 수 있을까? 결국 평범한 노동자들의 세금을 부어 소수 부동산 개발업자들의 주머니를 채워줄 것이다. 정부는 늘 적자 핑계 대며 철도노동자 임금과 수당에 돈이 나가는 건 기를 쓰고 막는다. 그러나 자본가들에겐 돈을 퍼주려 한다.

 

세계 어디서나

지난달 19, 프랑스의 대도시 마르세유의 철도역 청소 노동자들이 임금인상을 위한 파업에 돌입했다. 일부 노동자는 1년 동안이나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심지어 1,470유로(220만 원)의 월급을 받아야 하는 한 노동자는 400유로(60만 원)밖에 받지 못했다. 파업이 벌어진 역에는 쓰레기가 쌓였고, 노동자들이 시민을 설득한 결과 많은 시민이 그들의 정당한 행동을 지지했다. 결국 사측도 한 발 물러났고, 마침내 급여 지급을 약속받았다. 세계 어디서나 자본가는 똑같다. 임금을 체불하려 한다. 전 세계 노동자들도 똑같다. 프랑스에서나 한국에서나, 우리의 파업이 우리의 힘이다!

 

조선 백성의 피와 눈물로 맹글어진 철도

  628일은 철도의날인데, 철도의 초기 역사와 관련해 우린 무얼 기억해야 할까? 일제는 총칼을 앞세워 철도 연변의 땅들을 빼앗았고, 6개월 이상 마을 장정들을 인부로 강제 동원했다. 1904-5년 러일전쟁 중에 하루라도 빨리 철도를 완공하려고, 조선인 노동자를 소나 개처럼 부리고, 조금만 느리게 일해도 곤봉으로 사정없이 때리기도 했다. 분노한 조선 민중은 들고일어나 일제와 그 앞잡이 조선 관료들에 맞서 싸웠다. 황석영의 <철도원 삼대>에 당시 상황이 생생하게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