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현실도 잘 모르면서 압박만
핸드폰 전원을 꺼두라는 요구는 철도안전법(사용 금지)에 없는 내용을 사규(전원 차단)를 근거로 주장하는 것이다. 그런데 급할 땐 관제에서도 핸드폰으로 연락하라고 한다. 무전기가 오래돼서 그런지 소리가 잘 안 들리는 때가 많기 때문이다. 일분일초가 급할 때, 꺼두었던 핸드폰을 다시 켜고 기다린다는 게 비현실적이다. 그래서 많은 기관사가 전원은 켜두고 가방에 둔다. 현장과 맞지 않는 불합리한 사규, 현장을 잘 모르는 사측의 감시·통제 ... 한심하다!
■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9월 11일, 폭염이 강렬했지만 대전 철도공사 앞에 전국에서 전기노동자 700여 명이 모였다. 서교공 부위원장은 두 명이 감전사했어도 ‘작업자 책임’으로 돌리는 사측과 정부를 강하게 규탄했다. 구로역 사고로 순직한 두 노동자와 함께 일했던 영등포전기 젊은 조합원은 “한없이 푸르던 청춘이 일순 사라졌다”, “당신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영원히 기억하겠다” 등등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목소리를 토해냈다. 구로승무지부장은 “우리가 퇴직할 때쯤엔 철길 위에 쓰러져간 동료들을 떠올리며 부끄럽지 않게 싸워왔노라고 말할 수 있도록 살아갑시다”라고 호소했다.
■ 사망사고가 나도 정신 못 차린 사측
구로역 중대재해 이후 부분 작업중지 명령이 내려졌다. 작업인접선 선로 차단을 비롯해 근본대책을 세워 재발을 확실히 방지한 다음에야 작업중지 명령을 해제하는 게 맞다. 그런데 사측은 추석대수송을 구실로, 노조와 제대로 협의하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노동지청에 작업중지 일시해제를 주문했다. 노조가 항의하니, 외주를 줄 수 있단다. 외주노동자 목숨은 사람 목숨이 아니란 말인가? 노조가 다시 항의해 “노사간 의견불일치 시 일시해제 요청하지 않는다”고 정리하긴 했지만, 사측의 안전불감증은 정말 심각하다.
■ 이 돈으론 저축도 미래도 꿈꿀 수 없다!
임)용된 지 3년이 되었다.
금)일백구십만 원이 통장에 찍혔다.
인)정하기 싫지만 현실이 그렇다.
상)상이나 했던가? 최저임금보다 못한 내 월급
- 공무원노조 어느 조합원의 임금인상 4행시
지난 7월 공무원‧교사 노동자 수만 명이 모여 ‘임금인상 쟁취 총궐기대회’를 했다. 지난 4년간 실질임금이 대폭 삭감돼 공공 노동자들의 불만이 크다. 정부도 이를 의식해 내년도 공무원임금 인상률을 3%로 정했다. 그러나 그동안 오른 물가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정부 관료들아! 니들이 이 돈으로 한 번 살아봐!
■ 철도 안전의 핵심은 인력
2년 전 이맘때, 신당역 화장실에서 20대 여성 역무원이 살해당했다. 1인 근무의 위험성, 인력충원의 필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었다. 하지만 서교공, 코레일 사측과 서울시, 정부 관료들은 지금 인력 감축에 혈안이다. 하루에 220만 승객을 태우고 10량의 열차로 많은 곡선구간을 달리는 서교공 2호선에서 1인 승무를 하겠다고 한다. 코레일은 운수 329명, 열차 26명, 운전 201명, 차량 259명, 전기 222명, 시설 348명 등 총 1,566명을 감축하겠다고 한다. 인력감축은 안전 파괴이고, 또 다른 기업 살인 예고다!
■ 혈액암 집단 발병, 8명에서 21명으로 늘었다
언론이 궤도사업장 혈액암을 처음 알렸을 때는 8명이었지만 현재 21명으로 늘었다(철도 6명, 부산지하철 4명, 서교공 11명). 앞으로 더 늘 수 있다. 유기용제, 독성 세척제 등으로 작업해온 모든 철도지하철 종사자(비정규직 포함)에 대해 혈액암 전수조사, 역학조사를 즉각 실시하고 종합대책을 세워야 한다. 서교공 사례를 볼 때, 철도 노동자들과 노조가 강하게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사측과 정부는 어물쩍 넘어가려 할 것이다.
■ 정년퇴직이 코앞인데 부당한 인사발령
코레일네트웍스 사측의 인사 전횡이 심각하다. 2024년 12월 말 정년퇴직하는 노동자를 근무 기간 약 3개월 남겨놓고 다른 역으로 발령 냈다. 퇴직 후에는 발령을 못 내니 지금 발령 낸다는 사측의 궤변을 통해 이 발령이 기준 없는 감정적 조치임을 알 수 있다. 십수 년 동안 열심히 일한 노고를 고마워하기는커녕 퇴직 직전에 낯선 역에 보내 남은 기간 더 고통스럽게 일하라는 것이다. 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노동자를 마지막까지 힘들게 해서 내보내겠다는 악의적이고 부당한 인사발령 철회하라!
감사합니다
9월 11일(수) 모금에 총 6만 원이 들어왔습니다. 현금을 준비하는 게 번거로웠을 텐데도 연대의 마음으로 모금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노동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노동자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