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임금삭감 요구에 대한 광범한 분노
철도노동자는 주요 공기업 최하위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다. 이 와중에 사측은 성과급마저 작년에 8%, 올해 12% 삭감했다. 이에 철도노조가 작년에 삭감된 성과급에 대해 임금체불 소송을 준비하자 사측은 예비비가 아닌 올해 인건비로 지급했다. 그래놓고선 인건비가 부족하다며, 임금 인상은커녕 통상임금을 낮추고 각종 수당도 삭감하거나 없애고 연차까지 이월하라고 요구한다.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임금체불도 모자라 임금삭감까지 요구하는 사측의 뻔뻔한 태도에 현장이나 스탭 가릴 것 없이 모든 철도노동자들이 분노하고 있다. 당연하다. 이런 상황을 알면 누구나 다 화가 날 것이다!
■ 윤석열 정부의 위기 – 투쟁하기 좋은 시기!
철도의 진짜 사용자, 윤석열 정부가 역대 최저 지지율과 각종 부패 등으로 정치적 위기에 빠진 지금은 투쟁하기 좋은 시기다. 고금리‧고물가에 생활수준이 하락한 수많은 노동자와 서민들의 분노도 상당하다. 2016년 성과연봉제 저지 파업 때와 비슷하다.
그렇다고 윤 정부가 손쉽게 물리칠 만한 상대는 아니다. 따라서 최대한 위력적인 파업으로 힘을 보여줘야 한다. 이런 ‘위력’을 조직하려면 전체가 함께 참여하는 파업이 돼야 한다. 현재 상황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다음 투쟁은 어떻게 전개할 것인지 등에 대해 파업 참가자들이(나아가 가능한 한 필공노동자들과도) 최대한 함께 논의하고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 안전한 일터 지키기 투쟁
준법투쟁은 임금이 깎이지 않고 열차를 지연시키기 때문에 잘만 하면 파업 못지않게 위력적인 투쟁이 될 수 있다. 그만큼 철도노동자들이 서로 손발이 잘 맞도록 협력하는 마음가짐도 필요하다.
사측과 언론들은 '태업'이니 '시민 불편'이니 하며 정당한 투쟁을 폄하하기 바쁘다. 그러나 근무 중 뛰지 않기, 화장실 가기, 승객 승하차 확인 철저히 하기 등등 평소에 시키는 대로 하고 있을 뿐이다. 진실은 노동자들이 원칙대로 꼼꼼히 일하면 열차가 지연될 정도로 노동환경이 빡빡하다는 점이다!
■ 뭐하냐 지금?
준법투쟁 전날인 일요일, 일부 역에서 뜬금없이 "전국철도노동조합 태업으로 전동열차 지연 운행 중. 열차 이용에 참고하세요" 라고 전광판에 떴다. 누군가 항의했는지 다시 내려가긴 했지만 황당하다. 시간을 달리는 코레일인가? 안전문자도 돌리더니 어떻게든 준법투쟁의 이미지를 깎아내리려다가 오바하는게 아닌가 싶다.
■ 국토부 발 가짜뉴스
2022년 오봉역 사망 사고가 기관사의 휴대폰 사용 때문이라는 가짜뉴스가 여전히 인터넷에 돌고 있다. 당시 오봉역 사고의 핵심 원인은 인력 부족으로 화물차량 입환 작업을 2명이 하고, 안전 통로가 없었던 것 등 위험한 작업 환경에 있었다. 당시 차량을 운전했던 견습기관사는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았고 다른 과실도 없었다. 선임기관사가 휴대폰을 쓴 사실은 있지만 사고와는 아무 관련이 없었다. 그래서 두 사람 모두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운행 중 업무 외적으로 휴대폰을 사용하는 건 당연히 안 된다. 그러나 국토부가 가짜뉴스를 동원해 운전실 감시카메라를 설치하도록 허용해선 안 된다.
■ 잇따라 출발하는 파업열차들
지난 18일 서울메트로9호선지부도 철도노조와 함께 준법투쟁에 돌입했다. 28일에는 경고파업을 할 예정이다. 서해선지부와 용인경전철지부도 이미 파업이 가결돼 서해선지부는 21일 경고파업에 돌입하고, 용인경전철지부도 투쟁을 계획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도 18일 파업이 가결돼 투쟁에 나서려 한다. 모든 궤도 노동자에게 인력 충원과 노동조건 개선이 필요하다. 열차노선은 다르지만 같은 처지인데다 같이 투쟁하면 힘이 더 커질 거다. 모든 궤도 노동자들을 위해, 모든 노선이 함께 투쟁하자.
■ 사측의 쓰레기 안은 쓰레기통에
11월 14일 코레일네트웍스 「2024년 임금 및 현안 제1차 본교섭」이 열렸다. 조합은 노동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동일 노동 동일 임금, 차별 없는 복지 등의 요구안을 제출했다. 사측도 요구안을 제출했는데 탄력근로제 도입, 생리휴가 무급화, 병가 기준 강화를 요구했다.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올해 총인건비 3.5% 인상도 불가하다는 것이다. 올해 총인건비 내에서 재원이 남은 걸 미끼로 다른 권리를 빼앗아 가려고 이런 쓰레기 안을 제출한 것이다. 사측의 요구안은 몫 좋은 곳 쓰레기통에 넣어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