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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철도 구로
 

철도 구로 현장신문 79호


  • 2025-09-24
  • 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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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업할 수 있는 조직, 철도노조

실질임금 하락, 성과급 미지급, 인력부족 등 때문에 우리는 파업에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대부분의 노동자가 저임금, 열악한 노동조건, 인력부족에 시달리고 있지만 파업하는 건 쉽지 않다. 파업이 노동자의 강력한 무기인 만큼 파업할 수 있다는 건 중요하다. 파업으로 윤석열 퇴진 집회에 조직적으로 참가할 수도 있었다. 파업 동력이 강해질수록 우리의 요구를 더 쟁취할 수 있을 거다. 앞으로도 우리의 요구를 끊임없이 제기하면서 이후 파업 동력을 강하게 만들자.

 

퇴직 권하는 코레일

정년 퇴직자 말고도 매년 많은 동료, 선후배가 몸담았던 철도현장을 떠난다. 그런데 이를 개인의 자유라고 하기엔 철도공사가 철도노동자들을 나가라고 등 떠미는 건 아닌가 싶다. 취준생 사이에서 철도는 이직사관학교중 하나로 꼽힌다. 야간근무, 산재 위험 등 많은 헌신을 요구하지만 임금도 복지도 중앙공기업 중 최하위 수준이기 때문이다.

정년을 몇 년 앞두고 임피 전에 그만두시는 선배들도 종종 보인다. 임피제를 처음 도입할 때는 더 오래 일할 수 있으니 좋은 거라고, 마치 노동자를 위해주는 것인 양 선전했지만 현실은 이렇다. 임피 들어가는 해부턴 월급이 반 토막 나버리는데 개인 입장에선 힘이 빠질 수밖에.

 

PSD 노동자들, 21일부터 42교대

이번 파업을 계기로 국토부가 코레일 42교대를 6년 만에 승인했다. 그래서 그동안 42교대를 고대해온 영등포건축지부 소속 PSD 노동자들도 21일부터 42교대로 전면 전환한다. 고된 야야’(이틀 연속 야근)에서 벗어날 수 있어 좋다. PSD 노동자들의 힘만으론 쟁취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기관사, 차장, 차량정비 등 집중사업장 노동자들이 파업에서 중심을 잘 잡아준 덕이 크다. 앞으로 PSD 고장을 더 잘 예방하고, 더 빠르게 고치려면 인원 충원이 필요하다.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일부 항의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물론 이번 파업 때도 역무 동료들에게 막무가내로 항의하는 승객이 일부 있었다. 하지만 다른 때보다는 훨씬 적었다. 승객들이 준법투쟁 때부터 열차가 조금 늦어지는 것에 적응하고, 언론에서도 철도파업을 많이 다뤄 마음의 대비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비상계엄에 굴하지 않고 시작한 파업이라 더 응원했을 수도 있다. 퇴진집회 참가자들도 철도파업을 많이 지지해줬다. 준법투쟁 때는 사측 안내문에서 태업이란 글자를 지우고 정당한 파업! 노동환경 개선하라고 적은 지지 메시지도 있었다!

 

실패한 묻지마 외주화

사측은 112일 서해선(홍성-송산 구간)을 개통하며 전기, 역 등을 묻지마 외주화했다. 하지만 이 외주화는 완전 꽝이다. 전기 분야는 테크가 유지보수를 할 수 없어 51일부로 코레일 직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제 국토부가 코레일 42교대를 승인했으므로, 서해선도 42교대를 시행해야 할 것이다. 32교대라면 누가 가려 하겠는가? 환경도 열악한데 말이다. 그곳에 필요한 인력을 강제 전출로 충당해선 안 된다. 서해선 사례는 묻지마 외주화의 실패 사례로 역사에 영원히 남겨야 한다.

 

투쟁의 결의로 쟁취한 성과

코레일네트웍스 조합원들이 쟁의 찬반투표를 가결시켜 쟁의권을 확보했다. 그러자 사측은 안 줄 것처럼 하던 2024년 총인건비 재원을 일시금으로 지급했다. 임금을 불용 처리하면 더 활활 타오를 노동자의 분노를 감당하기 어려웠으리라. 결국 쟁의 행위 찬반투표를 통해 보여준 노동자들의 투쟁 결의로 쟁취한 결과물이다. 다만 사측은 올해 12월 기본급도 임의로 인상하며 관리자 임금 인상액을 더 높게 했다. 관리자는 133,100, 일반 사원급은 109,260원이 오른다. 조합의 교섭권을 무력화하는 것은 부당노동행위이므로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생명과 안전을 지키려면

   여객기가 멈춰서는 마지막 순간까지 조종실을 지킨 제주항공 파일럿을 보면서, 철도노동자들의 마음도 무거웠을 것이다. 오늘도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수많은 노동자의 힘으로 대중교통은 굴러간다. 최근 몇 년 사이에도 그리스, 인도에서 열차 참사로 수많은 인명이 희생됐다. 공통 원인은 시설과 신호, 열차 안전에 투자가 부족했다는 점이다. 이윤을 안전보다 중시한 결과다. 특히 한국에서도 차근차근 진행 중인 철도 분할·민영화는 다른 나라에서 큰 참사를 낳았다. 영국은 1999년 패딩턴 참사, 일본은 2005년 후쿠치야마 참사가 대표적이다. 비용 절감만 앞세우는 사측과 정부에 맞선 싸움은 노동자와 승객 모두의 안전을 지키는 싸움이다.

모금합니다

철도 구로 현장신문 <노동자투쟁>을 발행한 지 만 3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성과급 삭감부터 열악한 주박지까지 수많은 사안에 대해 많은 분이 잘 말씀해 주셔서 2면을 가득 채울 수 있었습니다. 3년 동안 함께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일터와 사회를 바꿔나가기 위해 함께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현장신문은 노동자의 후원금으로 발행합니다. 115() 오전 630분부터 9시까지 신문을 배포하며 모금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