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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철도 구로
 

철도 구로 현장신문 81호


  • 2025-09-29
  • 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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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이 시려워

운전실에서 다리 쪽에 자꾸만 찬 바람이 들어온다. 임시조치로 철판을 덮어도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고도 한다. 승객들은 출퇴근 시간대면 더워서 땀이 나는데 정작 운전실은 발이 시리니 아이러니다. 이번에도 우진 신조차가 말썽이다. 의자도 불편하고, 고장도 잘 나고, 이제는 외풍까지. 잊을 만하면 새로운 문제가 자꾸 불거진다. 신형일수록 점점 기능이 좋아져야 하는 게 상식인데 왜 자꾸 새로운 문제가 발견될까? 제조업체도 철도 사측도 최대한 가격 낮추는 데만 집중하니 성능을 희생시키는 게 아닐까?

 

금정역 사고 - 부당한 징계다

8~10번이나 구간이 바뀌는 임시열차를 누가 헷갈리지 않을 수 있나. 신호기도 에너지 절감을 이유로 꺼놨다. 에너지는 조금 절감했을지 몰라도 사고는 확실히 증가시키는 일이었던 거다. 표지도 없었다. 누구나 헷갈릴 수 있는 상황에다 가능한 사고예방 시스템을 작동시키지 않아서 일어난 일이다. 개인에게만 과도하게 책임을 묻는 건 이런 시스템 오류를 은폐하려는 것일 수 있다.

 

■ 우리 돈으로 장난치는 사측으로부터 우리 권리를 지키다

  그동안 코레일네트웍스 사측은 기재부 총인건비 지침을 핑계로 용역 설계상 기본급을 다 지급하지 않으면서 그 총인건비마저도 우리의 노동권을 깎는 무기로 사용해 왔다. 연말만 되면 곧 인건비를 마감할 것이고 다 소진하지 않으면 모수 감액되어 두고두고 손해가 된다며 졸속 합의를 종용했고, 자신들이 원하는 안건을 잠정 합의안에 슬쩍 끼워 넣었다. 그렇게 해서 함께 투쟁했던 동지들이 현장에서 쫓겨났고, 애매한 합의문은 노조와 노동자들을 탄압하기 위한 회사의 도구로 전락했다. 이 경험을 뼈저리게 새긴 코레일네트웍스 30대 집행부는 합의 자체가 아닌 노동권 사수를 목적으로 교섭해 왔다. 그 결과 임단협 체결에는 실패했지만 우리가 쟁취했던 권리들을 빼앗기지 않았다. 그리고 사측이 마지못해 임금을 인상케 해 그 돈이 노동권 거래없이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우리 돈임을 확인했다.

 

80세 철도노조여, 영원하라!

올해는 철도노조 창립 80주년이다. 해방 직후인 1945111일 창립된 철도노조는 469월 전평 총파업에 앞장섰다. 19615.16 군사쿠데타 직후에 해산당했지만, 그해 817일 재건 대회를 개최했다. 1988726일 기관사 파업, 19946월 전국지하철노조협의회 공동파업을 거쳐 단결투쟁력을 강화했다. 2000년대 들어 민주노조를 건설한 다음 2002, 2003, 2006, 2009, 2013, 2016, 2019, 2023, 2024년에 잇따라 파업했다. 특히 2013년 철도분할민영화(SR설립) 반대 파업과 2016년 성과연봉제 저지 파업은 박근혜 정부에 맞선 노동자 민중 투쟁의 선봉이었다. 80세 철도노조가 앞으로 더 힘차게 전진하길 바란다.


욕심이 지나치면 화를 부른다

행신 KTX정비기지 야간조 환경노동자들이 이번 설 연휴에 연차를 많이 썼다. 휴일근무수당도 못 받고, 휴일대체로 쉬어도 수당삭감 등으로 임금 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이라 연휴에 힘들게 일해 봤자 오히려 더 손해기 때문이다. 그런데 테크 사측은 어처구니없게도 인원 공백을 메꾸겠다며 무려 일당 23만 원에 일용직을 모집했다.

사측은 설 연휴 동안 더 많은 일을 시키면서도 우리에게 주는 돈은 어떻게든 줄이려고 발버둥 치고 있다. 저들은 과욕을 부리고 있고, 그만한 대가를 치를 것이다.

 

적극 지원살펴보겠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자본가들로부터 주52시간제를 허물어 달라고 부탁받자, 이재명은 기업을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정부의 총액인건비 제한으로 1인당 600만 원 정도의 시간외 근무 수당을 받지 못했다고 기업은행 노조가 주장하자, 이재명은 철도노조도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던데 같이 한번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자본가의 민원은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하고, 노동자의 민원은 그냥 살펴보겠다고 립서비스? 이재명은 자본가 편일까 노동자 편일까?

공지

설 연휴 때문에 이번 주 현장신문을 요일에서 요일로 늦췄습니다. 다음 호는 212()에 정상 발간하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115() 모금에 총 3만 원이 들어왔습니다. 연대의 마음으로 동참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일터에 만연한 사측의 횡포도, 거리에서 벌어지는 극우세력의 난동도 오직 노동자 계급의 집단적 힘으로만 꺾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현장에서부터 노동자의 단결과 투쟁 정신을 옹호하는 신문을 만들기 위해 분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