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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철도 구로
 

철도 구로 현장신문 82호


  • 2025-09-29
  • 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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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은 따뜻해도 코가 시렵다

주박지가 전보다 따뜻해졌다. 계속 춥다고 문제제기 하니까 일부 주박지에는 흙침대도 놓고 했다. 하지만 흙침대가 있어도 외풍 때문에 공기는 아주 차갑다. 코가 시리다. 어떤 주박지에는 난방텐트가 있지만 난방텐트로도 추위는 다 막을 수 없고, 난방텐트가 없는 곳도 많다. 전보다 좋아지긴 했지만 아직 많이 춥다. 이렇게 추운 데서 자면 몸도 상하고 운전할 때 위험하다. 우리에겐 따뜻한 주박지가 필요하다.

 

아찔한 순간

날씨가 매우 추우면 PSD(스크린도어)만이 아니라 센서까지 고장 나기도 한다. 그래서 승객이 열차와 PSD 사이에 있는데 센서가 감지하지 못하는 일이 최근에도 발생했다. 이럴 때 이상 무라고 판단하고, 열차를 출발시키면 치명적 인명사고가 날 수도 있다. 아찔하다. PSD나 센서 고장을 최소화하고, 고장 나면 신속히 수리하고, 수리 여부를 빠르게 알려주는 게 기술적으로 정말 어려울까? 안전을 비용문제로만 보는 정부 관료나 사측 경영진 때문에 추운 날 우리 차장들은 더 피곤해진다.

 

우진차 이대로 들어오면 안 된다

우진차는 그동안 문제가 많았다. 그런데 2028년에 들어오는 신조차는 또 우진이다. 겨울이 되니 발도 많이 시렵다. 무엇보다도 제동이 큰 문제다. 평소에도 제동이 좋지 않고, 눈 오는 날에는 많이 미끌어져서 정말 힘들다. 제동 때문에 더 긴장해야 해서 피곤하고, 안전에 큰 위협이 된다. 우리에게는 더 안전한 열차가 필요하다.

 

지붕이 없다

승강장에 지붕이 없는 역들이 있다. 요즘처럼 눈이 많이 오는 날이면 우리 역무원들은 승강장에 쌓인 눈을 치우고 염화칼슘을 뿌리느라 고생한다. 그런데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승객들이 밟고 다닌 염화칼슘 알갱이가 스크린도어에 장애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스크린도어 위까지 덮을 수 있는 지붕이 있다면 상황은 좀 더 나아질 것이다.

역무노동자들은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이 해결책인지 알고 있다. 그러나 돈줄을 쥐고 있는 정부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돈을 쓰려고 하지 않는다.


주차 자동화 시스템, 노동자 없으면 무용지물

코레일네트웍스 주차요금 사전 정산 시스템의 오류가 심각하다. 앱을 통해 사전 정산했지만, 오류가 발생해 출차 시 차단기가 열리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관제실은 앱에 대한 권한이 없으니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실시간 잔여석 정보가 안 맞으니 현장 주차 직원이 잔여석을 수시로 조사해 관제실에 알려서 겨우 잔여석 정보를 맞추고 있다. 노동자의 손과 발이 없으면 무용지물인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노동자 다 잘라 놓고, 문제는 쌓여만 가고 있다.

 

노동자의 기본권이 우습냐

국민의힘 국회의원 서범수는 작년 철도파업을 가리켜 "습관성 파업은 이제 정말 없어져야 할 행태운운했다. 여객뿐만 아니라 화물철도도 필공 대상으로 포함하도록 국회에서 법을 바꾸자고도 했다.

노동자에게 단체행동의 권리는 기본권이다. 그런데 지난 계엄령 포고문 내용을 봐도, 모든 파업을 금지하고 언론을 계엄사령부가 통제한다고 했다. 저들은 아직도 계엄의 시간을 살고 있나 보다.

 

말로만 철도 안전?

노후 KTX 차량이 늘고 있다. 이런 차량은 고장이 잦아 유지보수 비용도 늘고 있다. 현재 20년 이상 된 코레일 차량이 65%가 넘는다. 일부 차량은 30년 이상 운행되고 있다.

철도 안전을 무엇보다 중시한다면, 유지보수 비용을 아까워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정부 관료와 코레일 경영진은 안전보다 이윤을 중시하며 보수품조차 제대로 조달하지 않았는데, 과연 그들에게 다른 걸 기대할 수 있을까? 노동자들 말고 대체 누가 철도안전을 진정으로 추구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