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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행신 KTX 정비기지
 

철도 행신 현장신문 115호


  • 2025-04-10
  • 27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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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도 통합 - 이재명이 해결해줄 수 없다


6월 대선으로 정권이 바뀐다고 해서 'SR 분리 체제'라는 적폐가 저절로 사라지진 않는다. 문재인도 후보 시절 철도 통합을 얘기했지만 대통령이 되고 나선 모른 척했다. 이재명은 이미 작년 말 철도 통합 운운하며 철도노조 파업을 중단시켰다. 차기 정부 통치 스타일의 예고편일 것이다. 

철도 분리는 대통령 개개인의 성향을 초월한 문제다. 돈 되는 공공부문을 민영화한다는 큰 그림 속에서 추진되는 정책이기에 철도 사측, 정부 관료, 정치인들까지 몸 다 바쳐 지키려고 할 것이다. 그들을 꺾어버릴 강력한 철도노동자의 투쟁이 필요하다.


■ 요금 인상? - 똥(부채) 싼 놈이 똥 치워라


코레일 사장은 연례행사처럼 코레일 21조 부채를 얘기하며 KTX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왜 부채가 쌓였는지는 얘기하지 않는다. 

- 정부가 05년 공사 전환 시 떠넘긴 고속철도 건설부채 4.5조

- 05년~23년까지 보상 못 받은 공익서비스의무(PSO) 약 2조

- 철도공단에 납부하는 선로사용료 연간 약 1조

- 누적된 부채로 발생하는 이자비용 연간 약 4천억

- SR 분리로 낭비되는 중복비용 최소 연간 4백억

진짜 ‘방만’한 건 철도를 이리저리 찢어 부실하게 만든 정부다. 부채는 고물가로 허덕이는 노동자‧서민들이 아니라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


■ [철도노조 80년사] 노무현 정부의 철도민영화에 맞서 4월 파업을 준비하다


2003년에 출범한 노무현 정부는 김대중 정부에 이어 철도민영화를 추진했다. 대선 때는 ‘민영화 일정 유보, 사회적 합의에 근거해 재논의’를 약속했지만, 집권하자마자 ‘시설과 운영의 분리 및 운영부문 단계적 민영화 추진’ 계획까지 세웠다. 철도노조는 민영화 반대와 함께 77명 해고자 복직도 내걸었다. 그리고 2001년에 36명, 2002년에 21명의 목숨을 앗아간 ‘죽음의 철도현장’을 바꾸기 위해 기관사 1인승무제 저지도 요구했다. 4월 13일엔 서울과 부산에서 5천여 명이 참여해 파업승리 진군대회를 개최하는 등 4월 20일 파업을 차근차근 준비해갔다.


■ 제주항공 참사 100일


4월 7일로 제주항공 참사가 100일을 맞았다. 하지만 원인 규명도 재발 방지 대책도 아직 미흡하다.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는 원인 규명에 중요한 관제사와 기장의 통신기록 전부를 모든 유가족에게 공개하지 않았다. 그리고 로컬라이저(콘크리트 구조물)가 사고 피해를 키운 결정적 요인이었기에, 조종사들이 로컬라이저 ‘즉시 철거’를 요구해왔지만 국토부는 예산 부족 등을 핑계로 늑장을 부리고 있다. 조류충돌 방지대책 강화도 감감무소식이다. 철도든 항공이든 국토부는 사고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데는 ‘유능’하지만, 사고를 예방하는 데는 ‘무능’하다.


■ KTX 최대 수익! 그런데 우리 처지는?


코레일 경영진은 KTX 수익이 역대 최고치라고 자랑한다. 작년에만 KTX로 2.5조 원을 벌었다. 그러나 차량이 늘어 청소노동자들은 더 힘들어졌다. 청소는 저절로 되는 게 아니므로 차량이 늘면 그만큼 인원도 늘어야 한다. 그러나 오히려 인원이 줄고 있다. 이렇게 KTX 수익이 늘어나는 동안 우리 처지는 더 나빠지고 있다.


■ 현실을 모르는


다른 KTX 기차 바닥은 모두 어두운색 계열인데, 새로 나온 KTX 청룡 바닥만 밝은 베이지색이다. 코레일의 높으신 분들은 새로 만든 기차에 화사함을 더하고 싶었나 보다. 하지만 현장 상황은 아무것도 모르는 거 같다. 

수많은 사람이 밟고 다니는 기차 바닥을 누가 이런 색으로 만드나? 한 번만 밟아도 발자국 남고 금방 더러워지는데 말이다. 현장 나와서 상황을 한 번만 보고 갔어도 이렇게 만들진 않았을 텐데...


■ 안전이 아니라 돈이 제일?


뻑뻑한 KTX 객실 의자를 부드럽게 돌아가도록 하는 건 기술적으로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KTX 원강, 이음, 청룡처럼 부드럽게 돌아가는 의자로 교체하거나 ITX 청춘처럼 종착역에서 자동으로 회전하는 의자를 쓰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사측은 우리 노동자를 아파도 추가비용이 들지 않는 대체용품쯤으로 여긴다. 그러니 사측이 어찌 우리의 건강과 안전을 챙기려 하겠는가? 그래, 여길 아주 골병 기지로 만들어보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