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보여주기 행정은 안전을 보장하지 못한다
사측이 ‘작업 전 안전미팅 시범운영’을 하라고 일방적으로 지시했다. 날마다 미팅하고, 사진 찍어 소속 부서 SNS에 등록하라고 한다.
현장에서 작업 전 안전미팅은 이미 하고 있던 일이다. 그런데 이걸 사진 찍어 올리면 안전이 획기적으로 강화되나? 왜 형식적 업무를 늘리나? 왜 쉬는 사람들의 휴식권을 방해하려 하나? 생색내기 행정은 실질적 안전 대책이 아니다!
■ 날강도 정부
대법원이 작년 12월에 내놓은 통상임금 판단기준(고정성 폐기)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우리에게 약 1,000억 원의 임금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여전히 총액인건비는 더 늘릴 수 없고, 통상임금 소송을 통해 체불임금을 인정받더라도 총액인건비 안에서 해결하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
우리 임금에 맞춰 기재부 지침을 폐기할 것인가, 기재부 지침에 맞춰 우리 임금을 줄일 것인가? 우리가 반격하지 않으면 저들은 ‘지침’을 들먹이며 우리 임금을 강탈하는 날강도 짓을 계속할 것이다.
■ 고속철 통합 - 올해가 적기다
2027년부터 SR이 신규 차량을 도입한다. 차세대 고속철도인 EMU-320이 14편성 들어올 예정이다. 해외에서는 민영화했던 철도회사도 재국유화한다는 상황인데, 국토부는 아직도 ‘경쟁 체제’ 운운하면서 SR을 키우려고만 한다.
SR이 발주한 열차가 늘어날수록 고속철도 분리 체제가 고착화될 위험이 커진다. 적어도 고속철도 운용사를 통합한다는 결정을 2027년 이전에 빠르게 관철하도록 철도노동자의 투쟁과 사회적 압력이 필요하다.
■ 산재 없는 일터를 꿈꾸며
4월 28일은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이다. 작년 한 해에만 한국에서 2,000명 넘게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었다. 철도에서도 구로역 참사로 젊은 노동자 둘을 떠나보냈다. 철도와 지하철에서 혈액암 환자가 21명이나 된다는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기도 했다.
4.28이 올해부터 법정기념일로 지정됐다고 한다. 그러나 중요한 건 일터에서 산재를 낳는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바르게 인식하는 것이다. 산재는 개인의 부주의나 불운으로 일어나는 게 아니다. 안전에 필요한 투자는 미루면서 사고가 나면 개인에게만 책임을 돌리는 사측과 정부가 현장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협한다.
■ [철도노조 80년사] 노무현 정부의 4.20 합의와 위반
철도노조가 민영화를 저지하려고 03년 4월 20일에 파업하겠다고 하자 노무현 정부는 한 발 물러섰다. “기관사 1인승무 철회 및 인력충원, 해고자 복직, 철도개혁은 철도노조 등과 충분히 논의” 등을 노조와 합의했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는 합의를 헌신짝처럼 내팽개쳤다. 1인승무 철회 및 6월까지 신규 KTX 노선 등 부족인원 충원을 전혀 이행하지 않았고, 해고자도 복직시키지 않았다. 무엇보다 철도 시설과 운영을 쪼개고, 운영 부문을 공사화하는 철도구조개악법(민영화 포석)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그래서 철도노조는 6월 28일 파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었다.
■ 마라톤 하고 있는데 100미터 달리기도 하라면?
모든 대청소가 그렇지만 KTX 대청소는 특히 힘들다. 야간에 3~4시간 동안 땀을 뻘뻘 흘리며 구석구석 깨끗하게 빡빡 닦아야 하니 에너지 소모가 크다. 그런데 대청소 하는 중에 차가 들어오니 거기 가서 ‘신속 청소’를 하고 빨리 돌아와서 대청소를 마무리하라고 한다. 마라톤 하고 있는데 100미터 달리기도 하라고 하는 격이다! 이렇게 정신없이 바쁘게 일하라고 하면서 사고는 또 내지 말라고 한다! 높으신 양반들아, 니들이 해봐!
■ 쉴 틈이 없다
예전에 비품 노동자들은 주간에는 5명, 야간에는 대체인력까지 포함해 6명이 근무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야간 대체인력은 오랫동안 충원이 안 됐다. 게다가 지난 3월, 동료 비품 노동자가 자전거를 타다 다쳐 지금은 주‧야간 근무 모두 4명이 일하고 있다. 원치 않은 휴일 대체로 생긴 대체휴가까지 쓰면 3명이 근무할 때도 있다. 인원이 부족하니 당연히 지시받은 작업을 다 해낼 수가 없다. 원래도 적은 인원으로 일했던 우리는 인원이 더 줄어 정말 쉴 틈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