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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행신 KTX 정비기지
 

철도 행신 현장신문 126호


  • 2025-09-11
  • 5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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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400억을 낭비해도 좋다?

 

대통령이 교체돼도 국토부 관료들은 그대로다. 그 관료들은 오랫동안 철도를 쪼개고 민영화하려 해왔다. 그래서 문재인도 고속철 통합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결국 공문구가 됐다. 이번에도 그럴까? 국토부 관료들은 교차운행 시범사업을 통해 고속철 통합으로 갈지 말지 평가해보겠다고 한다.

고속철 분할로 해마다 400억 넘게 낭비할지라도, 저들은 이런 허구적 경쟁구도로 노동자들을 최대한 쥐어짜고 철도노조를 무력화하고 싶을 것이다. 철도산업에 대한 통제권이 왜 철도의 진짜 주인인 노동자들이 아니라 책상머리에서 펜대나 굴리는 한줌 관료들에게 있어야 하는가?

 

[철도노조 80년사] 20169, 성과연봉제 반대 파업을 준비하다

 

9년 전 9, 철도노동자들의 투쟁의지는 상당했다. 당시 철도노조 위원장 김영훈은 투쟁 한 번 하지 않고 박근혜 정부가 밀어붙인 근속승진제 폐지, 임금피크제 도입을 받아들였다. 이에 분노한 노동자들은 쉬운 해고’(저성과자 해고)로 이어질 성과연봉제만은 절대 허용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를 많이 냈다. 여기저기 현장에서 투쟁의 열기가 높아져갔다. 서슬 퍼런 박근혜 정부에 맞서 철도 파업열차는 이렇게 시동을 힘차게 걸고 있었다.

 

연금 지급 늦춰놓고 임금까지 깎으려고?

 

김영훈 장관은 정년연장은 연공형 임금체계 개편과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 임금피크제 등으로 임금을 깎고 더 오래 부려먹겠단 얘기다. 정부는 정년을 연장해 노동자에게 혜택을 베푸는 것처럼 포장한다. 그래서 임금삭감은 노동자가 받아들여야 공평하다는 프레임을 짜고 있다.

여기에 속아선 안 된다. 정년 연장이 필요해진 진짜 이유는 정부가 국민연금 지급 시기를 늦췄기 때문이다. 60세였던 지급 연령은 201361세로, 이후 5년마다 1세씩 올라 2033년엔 65세가 된다(2025년 기준 63). 연금 지급을 늦춰놓고 임금삭감까지 요구하는 건 이중으로 뺏는 것이다.

 

테크의 근로자대표는 우릴 대표하지 않는다

 

철도노조 코레일테크지부는 테크 경영진이 정당한 선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자격 없는 근로자대표와 휴일 대체 합의를 맺어 휴일근무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며 노동청에 고소했다. 반면, ‘근로자대표’ A씨는 공공사회산업노조와 철도서비스노조 조합원 수를 합치면 과반이 넘어 대표 자격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법에는 근로자대표 선출절차가 규정돼 있지 않다. 이렇게 법에 구멍이 숭숭 나 있기에 법만 믿고 있을 순 없다. 분명한 건, 수년간 경험했듯 테크 경영진과 합의한 저 근로자대표라는 사람은 우리 이익을 전혀 대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려면, 대표도 우리 손으로 뽑아야 한다!

 

죽겠다 대 살겠다

 

야간에 KTX 비품 관리 노동자들(테크 소속)은 쉴 틈 없이 밀려들어오는 KTX 차량의 시트커버를 전량 교체하는 등 발바닥에 땀이 날 정도로 정신없이 일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바쁘게 일하면 다치기 딱 좋다. 51조인데, 다쳐서 2인이나 일하지 못하는 경우는 기간제 1인이 별도로 있다고 해도 힘들어 죽겠다. 한 조의 5인이 다 일하고 기간제도 있는 경우엔 그나마 좀 일할 만하다. 차량이 계속 늘었고, 병가 쓰는 노동자도 종종 있으므로, 일하다 다치거나 힘들어 죽게 만들지 않으려면 조별로 공무직이 6인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아침 7시 반 퇴근했다가 오후 5시 다시 출근

 

전호전기 신호의 줄임말로 KTX의 안전운행에 매우 중요하다. 높은 위치의 KTX 운전실에 있는 기관사는 멀리 볼 순 있지만, 40미터 이내 앞쪽은 잘 보기 어렵다. 이때 전호노동자들은 기관사의 눈과 같은 역할을 한다.

고양차량기지엔 야간에 차량이 많이 들어오므로, 이들의 일도 야간에 많다. 그런데 이들의 근무패턴은 53교대라, 아침 7시 반에 퇴근했다가 당일 오후 5시에 다시 출근해야 한다. 이게 정말 피곤하다. 집이 멀면 제대로 못 쉬고 다시 일하러 나와야 한다. 그래서 42교대를 여러 차례 요구했는데, 사측은 인건비 핑계로 외면해 왔다. KTX의 안전운행을 책임지는 이들이 왜 수명을 단축해 가며 일해야 하는가?

 

모금합니다

 

모두 안녕들 하십니까. 물가 상승, 저임금, 인력감축, 일자리 위협과 산재 위험 속에 우리는 매일 안녕하지 못합니다. ‘돈이 왕, 이윤이 신인 자본가 세상에서, 우리는 노동자의 단결로 우리 것을 되찾아야 합니다. <노동자투쟁>은 앞으로도 노동자의 목소리를 잇고, 노동자의 마음을 연결하는 다리가 되어, 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하고자 노력하겠습니다. 이 현장신문은 노동자의 후원금으로 발행됩니다. 911() 오전 645분부터 915분경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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