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배포한 철도 행신 KTX 정비기지 현장신문 <노동자투쟁> 132호입니다.
2면
■ 믿을 건 합의가 아니라 투쟁
성과급 정상화, 고속철도 통합. 우리가 오랜 시간 싸워왔던 것들이다. 투쟁으로 결국 합의를 이뤄냈다. 정부, 국토부, 공사가 하사한 게 아니라 우리가 투쟁으로 쟁취한 것이다. 하지만 합의의 역사는 핑계, 눈속임, 뒤통수치기의 역사이기도 했다. 예산이 없다, 절차가 복잡하다, 여론이 반대한다 등 저들은 갖은 이유로 시간을 끌고 합의를 뒤엎어왔다. 실제로 성과급이 온전히 지급되고 고속철도가 통합 운영될 때까지 우리는 투쟁의 고삐를 늦춰선 안 된다. 또한 현장의 문제는 여전히 많다. 인력이 부족하고, 시설이 낡고,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우린 계속 투쟁해야 한다.
■ 통합해야 할 건 고속철뿐만이 아니다
국토부 업무보고 중 대통령이 철도의 자회사 체제는 “매각을 염두에 둔 조직 분리 아니냐”고 말했다. 90년대부터 시작된 철도 민영화의 끈질긴 역사를 돌아보게 된다. 정부와 사측이 추진한 정책들은 분할 민영화의 준비 단계로 보지 않고선 설명하기 어렵다. 대표적인 사례가 철도 상하분리다. 철도공단과 철도공사가 서로 견제하면서 발전한다고? 업무가 인위적으로 나뉘어 시설 수리 작업 때마다 소통하고 서류 작성하느라 더 번거롭다. 국토부 관료들이 말하는 효율성이란 조각조각 분리해야 민간에 팔아넘기기 좋다는 의미일 뿐이다.
■ 4% 인상?
올해 테크 임금협상 결과 기본급이 4% 인상됐다. 작년보다 수치상으로는 약간 높아 보일지 모르나, 이는 올해 공공기관 총인건비 인상률 3%에 저임금 무기계약직 차등 인상률 1%를 더한 것으로, 말 그대로 최소한의 임금 인상일 뿐이다. 수년째 이어진 실질임금 삭감을 만회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달 식품 물가는 2020년 기준으로 27% 상승했지만, 우리 임금은 같은 기간 고작 13.8% 올랐기 때문이다.
다들 해가 갈수록 주머니가 가벼워진다고 느끼는가? 그렇다면 정확히 느낀 것이다. 저들은 우리가 반격에 나서기 전까지 우리 주머니를 계속 털어갈 것이다.
■ 늦어지는 임금협상, 누가 이익을 보는가?
총인건비제의 폐해는 임금협상 시기에서도 드러난다. 총인건비 안에서 인상해야 한다는 이유로 임금협상은 연말로 밀리고 있다. 테크의 경우에도 2020년에는 8월에 임금협약을 체결했지만, 점점 늦추더니 작년엔 11월, 올해는 12월에야 마무리했다.
그 결과 올해 1월부터 받았어야 할 인상분을 거의 1년이 돼서야 돌려받았다. 그동안 사측은 수많은 노동자에게 지급했어야 할 임금 인상분을 쥐고 있으면서 이자 소득을 챙긴다. 게다가 임금협상 전에 퇴직한 노동자들에겐 소급분조차 주지 않는다.
이렇게 정부는 총인건비 제도를 통해 공공기관 노동자들의 몫을 야금야금 빼앗고 있다.
■ 임금을 올리려면?
이재명은 국무회의에서 “최저임금은 금지선이지 권장 임금이 아니”라며 공공부문에서 비정규직에게 최저임금만 주는 관행을 비판했다. ‘20년 일해도 최저임금’인 노동자들에겐 한 가닥 희망으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임금은 대통령의 립서비스가 아니라 노동자의 투쟁으로만 올릴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개악했고,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은 2.9%로 역대 정부 첫해 인상률 중 최저 수준이다. 정부를 믿으면 결국 절망하고, 노동자의 힘을 믿으면 결국 희망을 얻을 것이다.
■ 이재명이 말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이재명은 국무회의에서 정부 기관이 퇴직금을 안 주려고 11개월 계약한 다음 해고하고, 다시 재계약하는 관행도 비판했다. 그리고 정상적으로 유지되는 자리는 정규직으로 뽑아야 한다고도 했다. 이 말대로라면 직접고용 계약직은 물론이고, KTX 청소 등 모든 상시지속업무를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여기까지는 매우 타당하다. 하지만 이재명이 말하지 않았고, 절대 말할 수 없는 게 있다. 노동자들이 뭉쳐서 싸우지 않는 한 반(反)노동 관행은 절대 안 바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의 실패가 그걸 확실히 보여줬다.
■ 코레일네트웍스 서울역 농성장
공공성이라는 이름의 그늘 아래 차별받아온 코레일네트웍스 노동자들이 서울역 농성장에 모였다. 노동자들은 위탁비로 받아온 인건비조차 온전히 임금으로 지급하지 못하게 가로막고, 4조 2교대 전환을 위한 인력도 거부하는 기재부의 행태를 고발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공공철도를 값싼 외주로 떠넘겨온 간접고용 구조의 문제를 드러내며 직접고용으로 나아가기 위한 투쟁의 길을 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