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년연장, 무엇을 요구할 건가?
정년이 가까워진 동료들의 걱정은 연금을 받기 전까지 몇 년을 어떻게 버티느냐다. 그래서 "1년 촉탁직이라도 됐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나온다. 하지만 정년연장이 화두가 된 건 정부가 연금 지급을 늦춰 소득 공백을 더 키웠기 때문이다. 기업은 이 틈을 이용해 숙련 노동자를 더 낮은 임금으로 계속 쓰려한다.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건 ‘더 싸게, 더 오래 착취당하는 것’이 아니다. 퇴직 즉시 연금 받을 권리와 원한다면 임금 삭감 없이 계속 일할 권리다. 정부와 경영진만 쳐다봐선 안 된다. 우리의 요구는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
■ 1인 1실을 2인 1실로 바꿔버렸다고?
2025년 7월, 철도공단은 코레일 소속 교대근무자 침실 기준을 1인 1실에서 2인 1실로 임의로 바꿔버렸다. 국제 암 연구기관에 따르면, 교대근무는 2급 발암물질이다. 그만큼 교대근무자의 휴식은 중요하다. 그런데 철도공단은 ‘이윤논리’에 찌들어, 노동자 건강을 내팽개치고 있다. 지붕이 새는 차량기지를 고치고, 달려오는 열차로부터 작업자가 안전하게 대피할 공간을 마련하려면 공단과 교섭하고 싸워야 한다. 7월 2일, 철도공단이 철도노동자의 사용자라고 충남지노위가 결정했다. 그러니 더 이상 숨지 말고 나와!
■ 고속철 통합을 넘어 상하 통합으로!
정부는 9월 초 고속철 통합의 여파가 상하 통합, 즉 코레일(운영)과 철도공단(시설 관리)의 통합으로 나아갈 가능성을 차단하려 한다. 하지만 철도공단이 철도노동자의 작업공간·설비·안전기준 결정권을 갖고 있으므로, 노동조건을 개선하려면 상하통합이 필요하다.
2022년 12월에 통복터널 단전사고가 터졌다. 당시 터널 보수 공사는 철도공단이 발주하고 코레일이 승인했으며 실제 시공은 민간 건설사가 맡았는데, SR 열차가 그 위를 달리고 있었다. 각 기관은 네 탓 공방을 벌였다. 이런 촌극을 막고, 철도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도 상하통합이 필요하다.
■ (자회사) 통합은 급하게, 노동조건은 천천히?
국토부가 코레일관광개발과 코레일네트웍스 통합을 발표하자 두 회사는 합병을 위한 TF를 꾸렸다. 어디가 남고, 어디가 사라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3년의 안정화 기간엔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도 새 규정이 마련되기 전까지 각각 유지된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어디에서도 노동 조건을 논의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집을 계약하면서 방이 몇 개이고 얼마나 큰지는 입주 후에 정하자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통합이 먼저가 아니라 노동 조건이 먼저다. 지금 노동 조건을 개선해야 통합 이후에도 우리의 기준을 지킬 수 있다.
■ 우리가 허리띠를 졸라매는 동안
자동차로 출퇴근하는 동료들은 미국-이란 전쟁 직후 치솟은 기름값 때문에 싼 변두리 주유소를 찾아다니느라 고생했을 것이다. 그런데 4대 정유사가 전쟁 직후 담합해 기름값을 올린 정황이 드러났다. “오늘 가격 100원 더 올린다. 올해 2조 벌 듯. 역시 전쟁으로 먹고 사는 회사.” HD현대오일뱅크 가격결정부서 단톡방에 올라온 메시지다.
기름값은 전쟁 때문에만 오른 게 아니다. 정유사들은 전쟁을 기회로 가격을 더 올려 우리에게 비싸게 팔았다. 우리가 물가 때문에 허리띠를 졸라매는 동안 말이다.
■ 폭염이 길어지니 대청소 중단 기간도 길어져야
아직 장마도 안 끝났는데, 벌써부터 너무 덥다. 장마 끝나면 극심한 폭염이 몰려올 거다. 이런 폭염 땐 당연히 대청소를 해선 안 된다. 게다가 폭염이 길어지고 있는 추세이니, 대청소 중단 기간도 길어져야 하지 않을까? 폭염 때 대청소 중단은 저들이 베푸는 ‘시혜’가 아니라 우리의 당연한 ‘권리’다. 그리고 우리가 한목소리로 요구할수록 우리 권리는 커진다.
■ 제대로 쉴 권리
야간노동은 몸에 부담이 크다. 특히 열대야가 이어지는 요즘은 제대로 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동료들은 대부분 50~60대다. 충분히 쉬어야 건강도 지키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다.
그런데 테크의 휴게공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한 방에서 여러 명이 함께 쉬다 보니 오가는 소리, 코 고는 소리 때문에 잠자기 어렵다. 동료의 잘못이 아니다. 한 방에 여러 명을 몰아넣는 환경이 문제다.
야간노동을 시키면서 기본적인 휴식조차 보장하지 않는 것은 인권 침해다. 야간노동 시 충분한 휴게공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