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끓는 가마솥에 찬물 한 방울
폭염 때의 검수고는 찜통, 가마솥, 온실, 사우나 등 뭐로 불러도 맞을 만큼 무덥다. KTX가 계속 들어오는 밤은 낮보다 더 뜨겁다. 이런 검수고에서 수백 명의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가 땀을 비 오듯 흘리면서까지 일하기에 KTX가 깨끗해지고 안전하게 달릴 수 있다. 하계대수송으로 임시열차까지 늘어나 노동자들의 노고는 더 커진다. 그런데 코레일이든 테크든 사측이 내놓는 폭염 대책은 말뿐이거나, 노동자들의 요구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할 뿐이다.
■ 무더위가 계속되는데 대청소 시작하라고?
40도 살인 폭염까지는 아니지만, 한낮 최고온도가 여전히 33-34도에 이른다. KTX와 사무실 에어컨 실외기들에서 나오는 열기 때문에 검수고 온도는 훨씬 더 높다. 이런 상황인데 이번 주말부터 KTX 대청소를 다시 시작하라고? 무더위가 계속되면, 대청소 중단 기간도 더 길어져야 하지 않을까?
■ 정석현, 윤원모 2주기 추모제
8월 6일(목), 2년 전 구로역에서 작업하다 사고로 목숨을 잃은 정석현, 윤원모 조합원의 2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100명 가까이 모였다. 특히, 고인들의 동료였던 영등포전기지부 조합원이 많이 참여했다. 이 사고 이후 항철위(항공철도사고조사위)가 사고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돌리려 해, 1년가량 계속 싸웠다. 그 결과 작업 중엔 작업 선로는 물론 옆 선로에서도 열차를 운행하지 않게 했다. 철도에서 일하다 죽는 일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 그러려면 정석현, 윤원모를 영원히 기억하며 안전을 위해 계속 싸워야 한다.
■ 연차 사용 권리를 위한 투쟁
8월 5일 운전직종 노동자들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연차 사용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의 시작이다. 철도 운전직종에선 매년 인력 부족 때문에 연병가 사용이 제한되는 문제가 있어 왔다. 개별 사업소에서 투쟁으로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내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문제가 다시 발생했다. 근본적으로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연차 사용은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이자, 철도 안전을 위한 필수적인 권리다. 윤석열 정권 때 운전분야 정원의 10%가 넘는 445명의 정원이 감축됐다. 인력 충원, 연차 사용 권리 쟁취를 위해 힘을 모으자.
■ 폭염에 특별수송기간까지
지금 검수고는 거대한 온실 같다. 차량 열기에 공기 순환이 안 돼 온도와 습도 모두 매우 높다. 게다가 휴가철 특별수송기간으로 주간만 해도 차량이 3대나 추가됐다. 폭염에 일이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두 개의 고기압이 만나 한반도를 더 뜨겁게 달군 것처럼, 검수고에서는 폭염과 특별수송이 겹쳐 우리를 더 힘들게 달구고 있다.
■ 체감온도 38도, 문자만 보내면 끝?
테크 사측은 체감온도와 폭염특보가 찍힌 전광판 사진을 보내며 건강에 유의하라고 한다. 체감온도가 38도 넘는 걸 알려주기만 하면 뭐하나? 쉬는 시간을 늘리고 얼음물을 계속 공급하거나, 한시적으로라도 인력을 늘려 노동강도를 낮춰야 한다. 폭염 속 노동은 우리 몸을 더 많이 소진시키고, 그만큼 몸을 회복하는 데 드는 비용도 커지므로 폭염수당도 필요하다. 알아서 조심하라는 게 대책일 수는 없다. 폭염 속에서 덜 힘들고 안전하게 일할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 CEO 안전레터? 책임회피 레터
CEO 안전레터를 보니 어이가 없다. 2024년 구로역 사고와 2025년 청도 사고를 언급하며 “익숙함에 기대지 말고 한 번 더 안전한지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한다. 마치 작업자 부주의가 사고 핵심 원인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구로역 사고 때도 당시 사장이 유족에게 “눈에 일이 보이면 막 덤벼들어서 하려고 한다”고 했다가 사과했다. 시간이 지났다고 은근슬쩍 다시 작업자에게 책임을 돌리는가? 안전을 당부하기 전에 안전하게 일할 환경을 만드는 게 경영진이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