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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현장
 

리노공업 노동자들의 ‘인간선언’에 주목하라!


  • 2026-09-19
  • 1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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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노공업 노동자들의 ‘인간선언’에 주목하라!

 

부산 리노공업 노동자들이 전면 파업에 돌입한 지 한 달여가 지났다.

리노공업은 1978년에 설립된 반도체 테스트 부품 전문 회사다. 부산 기업 중 시가총액 1위인 이 기업은 반도체 호황을 맞아 막대한 부를 쌓았다. 8월 18일 발표된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간 대비 38%나 증가한 735억 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인간 이하의 취급을 당해왔다. 주 60시간이 넘는 장시간 노동과 야간 잔업을 강요당했다. 화장실, 병원 가는 시간도 통제당해 여성 노동자들은 방광염이 생겨 약을 타와서 나눠 먹어야 했다. 남성 노동자는 현장에 화재가 났는데 보호장구도 없이 불을 끄라는 지시를 받았다. 160여 년 전 맑스의 말처럼, ‘한쪽 끝의 부의 축적은 반대쪽 끝의 노예상태를 뜻한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지난 3월 노조를 설립했다. 회사 설립 이후 최초의 일이다. ‘인간다운 삶’을 쟁취하기 위해 노동자들은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현장의 인간적 대우를 요구했다. 그런데 사측은 노조를 무시하고 교섭을 회피했다. 뒤에선 “노조 요구안을 들어주면 나를 개XX로 불러도 좋다”며 허세를 부리고 ‘노조가 회사를 망하게 하려고 한다. 돈만 밝힌다.’는 악선전을 흘렸다.


노동자들이 자기 피땀으로 쌓인 돈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것이 무슨 잘못인가. 진짜 돈만 밝히는 것은 노동자들에게 기생해 자기 배를 불리는 자본가들이다. 리노공업 사장 이채윤은 지난 4월 경영권 방어를 포기하면서 지분 700만 주를 매각해 6,300억 원을 챙겼다. 침 흘리는 투기 사모펀드들에 기업을 매각하기 위한 신호탄이었다.


어느 파업노동자는 포스트잇에다 “눈 귀 좀 열어주세요. 듣고 싶은 것만 듣는 행동, 이제 제발 변화 좀 하시길 바랍니다.”라고 썼다. 그렇다. 이윤밖에 모르는 자본가는 노동자의 절절한 요구엔 눈 귀를 닫고 산다. 저들이 눈 귀를 열고 한 발 물러서게 하려면 노동자들이 강한 힘을 보여야 한다.


또, 리노공업 뒤에는 여러 부품기업과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있고, 추악한 자본가 언론들과 정부도 있다. 그렇기에 반도체부품, 원청, 지역 노동자들이 함께 싸워 투쟁을 확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현재 그 필요성을 깨닫는 노동자들이 적다면 어려울 수 있는 과제다. 그러나 리노공업 노동자들의 투쟁이 어디까지 나아가는지, 무엇을 얻을지에 관심을 갖고 응원하는 노동자들이 분명히 곳곳에 있을 것이다. 이런 지지와 연대가 더 커질 수 있게 함께 노력하자.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81호, 2026년 8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