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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현장
 

‘누굴 위한 통합인가’를 묻는 철도 자회사 공동파업


  • 2026-09-19
  • 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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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코레일네트웍스지부, 코레일관광개발지부, 철도고객센터지부 노동자들이 9월 21일부터 23일까지 공동파업에 나선다. 파업 마지막 날인 23일은 코레일네트웍스와 코레일관광개발이 하나의 회사로 통합하는 날이다. 노동자들은 근속과 숙련을 반영하는 임금체계, 인력충원과 근무체계 개선, 명절상여금 120% 지급 등을 요구한다. 그러나 이번 공동파업은 ‘철도통합이 누구를 위한 것이어야 하는가’라는 문제도 제기한다.

정부는 올해 코레일과 SR을 통합했고, 9월부터 KTX·SRT 통합 운행을 시작했다. 반면 철도 자회사는 원청인 철도공사와의 분리구조를 그대로 둔 채 5개 회사를 3개로 재편한다. 철도공사와 SR은 하나로 합치면서 정작 철도 업무를 수행하는 자회사 노동자들은 다시 자회사끼리만 묶는 방식이다.

자회사들의 통합 일정은 정해졌지만, 서로 다른 노동조건을 어떤 기준으로 통합할 것인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코레일관광개발의 승무원들은 자회사 정규직이지만 낮은 직급에 묶여 저임금을 받고 있다. 코레일네트웍스의 현장 노동자들은 무기계약직에 저임금이고 본사 일반직과의 임금 격차가 상당하다. 정부가 만들어 놓은 고용형태와 임금 격차를 해소하지 않은 채 법인부터 합쳐 놓는다면, 통합된 회사 내부에 새로운 격차와 갈등이 발생하고 그 부담은 결국 노동자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철도라는 공공서비스조차 비용과 수익성의 잣대로 재단해 온 자본주의적 운영 논리에 있다. 비용을 줄이고 ‘경영 효율’을 높인다는 명분 아래 업무와 고용을 여러 회사로 쪼개고 외주화해 왔다. 자회사 노동자의 저임금은 우연한 부작용이 아니라 비용을 줄이기 위해 업무와 고용을 분리해 온 결과다. 그러면서 책임도 철저하게 분산됐다. 임금인상을 요구하면 ‘총인건비’를, 인력을 요구하면 정부의 ‘정원 규제’를 핑계 댄다. 정부와 원청이 실질적인 결정권을 쥐면서도 사용자의 책임을 자회사에 떠넘기는 구조다. 자회사 노동자들이 아무리 교섭하고 투쟁해도 매번 정부와 원청의 벽에 부딪히는 이유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자회사 숫자를 줄이는 눈속임용 통합이 아니다. 철도를 쪼개고 외주화해 온 구조 자체를 뒤집어야 한다. 이 구조를 그대로 남겨둔다면 정부와 자본은 비용 절감과 시장화를 위해 언제든 철도 업무를 더 외주화하려 할 수 있다.

이번 공동파업의 의미는 비용절감과 경쟁의 논리로 갈라놓은 노동자들이 함께 싸우기 시작했다는 데 있다. 자회사 공동투쟁은 원하청 연대투쟁으로 확대되고, 철도를 노동자와 사회의 필요에 따라 운영하기 위한 투쟁으로도 발전해야 한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82호, 2026년 9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