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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현장
 

위기의 홈플러스, 노동자가 아니라 MBK가 대가를 치러야 한다


  • 2025-06-26
  • 1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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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4일 홈플러스는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이 신청은 더 이상 기업을 운영해 나갈 수 없는 위기에 빠졌다는 것인데 실제로는 채무도 탕감받고 경영권도 유지하고 싶은 자본가들이 요술봉처럼 사용하곤 한다.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도 이런 의심을 받고 있다. 


홈플러스 노조는 “사모펀드의 주된 전략은 구조조정으로 매매차익 극대화가 목표이고, 피인수 기업은 현금이나 자산을 약탈하기 위한 대상에 불과하다”며 “MBK는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자기 돈을 적게 쓰고, 홈플러스가 자기 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려 빚과 이자 책임을 지게 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MBK는 2015년 홈플러스 인수 당시 7.2조 원의 인수대금 중 5조 원을 홈플러스 명의로 대출받았다. 그래서 인수 직후인 2016년부터 지난 2023년까지 홈플러스는 이자비용으로 총 2조9329억 원을 지출했다. 같은 기간 홈플러스 영업이익은 총 4713억 원이었다. 결국 벌어들인 돈보다 빚에 따른 이자가 2조5000억 원가량이나 더 많았다.


게다가 MBK는 홈플러스를 인수하는 데 활용한 펀드 운용으로 1조원 안팎의 보수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MBK는 홈플러스를 인수한 다음, 10년 동안 직원을 3만 명에서 2만 명으로 대폭 줄이고, 남은 노동자에게 여러 가지 일을 빡세게 시켜 노동자들이 피눈물 흘리게 하면서도, 자신들은 천문학적 이익을 챙기며 희희낙락했던 것이다. 그래서 MBK가 약탈로 꿀을 충분히 빨았으니 이제 발을 빼려고 하는 수순이라고 노조는 보고 있다.


MBK는 기습적 기업회생 신청으로 직·간접 고용인원 3만 명은 물론 1만여 개 납품사를 모두 위기에 빠뜨렸다. 이런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노동자들이 뭉치고 있다. 12일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에 따르면 기업회생 절차 신청 발표 이후 노조 가입자가 하루 평균 10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2023~2024년 신규 노조 가입자는 하루 평균 1~2명, 한 달 20~25명 사이였다. 


노동자들이 단결하면 일자리를 지킬 수 있다. 기아차 노동자들이 보여줬고, 대우해양조선 노동자들도 보여줬다. 홈플러스 전에는 홈에버가 있었고, 그전에는 까르푸도 있었다. 노동자들은 홈플러스 위기에 책임이 없다! 따라서 위기의 책임은 모두 MBK가 치르게 해야 한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64호, 2025년 3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