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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현장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정당한 투쟁


  • 2026-01-01
  • 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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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는 12월 17일 서울역과 강원·대구·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동시다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는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소속기관 전환’이 합의됐는데도 수년째 이행되지 않고, 최근 노·사·전문가 협의 과정에서도 공단이 합의 취지를 훼손하는 방안을 고수하며 고용불안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 문재인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했을 때,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 노동자들 역시 불안정 고용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그러나 정규직 전환은 단계별로 쪼개졌고, 중앙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이 포함된 1·2단계와 달리 민간위탁 노동자가 포함된 3단계는 사실상 방치됐다. 같은 시기 국민연금공단과 근로복지공단은 고객센터 업무를 ‘용역’으로 분류해 직접고용 전환을 마쳤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를 ‘민간위탁’으로 규정해 전환 대상에서 빠져나갔다. 그 결과 같은 공공서비스를 수행하는 노동자들 사이에 고용과 처우가 갈리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 상담사들은 자격·보험료 부과와 징수, 급여, 장기요양까지 건강보험 전반을 담당하며 수천 쪽의 매뉴얼과 방대한 업무를 숙지해야 하는 전문 노동자들이지만, 외주화 구조 속에서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감내해 왔다. 그 결과 입사 6개월 이내에 다수가 현장을 떠나는 악순환이 반복돼 왔다. 이는 국민을 위한 공공서비스조차 ‘얼마나 싸게 운영할 수 있는가’만 따져 온 자본주의 사회구조가 낳은 결과다.


  노동자들은 수차례 파업과 교섭을 통해 문제 제기를 이어왔다. 그 결과 2021년 공단이 직접 구성한 협의기구조차 고객센터 업무를 공단 ‘소속기관’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결정했으며, 2024년 12월 6일 전환 대상과 방식을 합의했다. 그러나 공단은 연차와 무관하게 모든 상담사에게 3개월 수습을 적용하고, 근속과 연차를 ‘0’으로 되돌리겠다는 방침을 내세우며 합의를 흔들고 정규직 전환을 또 다른 선별과 통제의 과정으로 만들고 있다. 여기에 AI 상담 시스템 도입을 명분으로 한 인력 감축 가능성, 이주민 상담사를 국적을 이유로 배제하는 차별까지 더해지며 노동자들을 더욱 옥죄고 분열시키고 있다.


  ▲수습임용 강요 중단 ▲경력과 연차의 온전한 승계 ▲이주민 상담사 차별 철폐 ▲실질적인 처우 개선을 동반한 정규직 전환이라는 요구는 매우 상식적이고 정당한 요구다.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투쟁은 한 사업장의 문제가 아니라, 공공성이라는 이름 아래 값싸게 착취당해 온 노동자들을 대변하는 중요한 저항이다. 이 투쟁을 모두 지지하자.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73호, 2025년 12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