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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회
 

프락치가 경찰국장으로까지 승승장구하는 세상


  • 2025-02-23
  • 241 회

최근 윤석열 정부는 김순호를 초대 경찰국장으로 임명했다. 김순호는 누구인가? 여러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군부독재 시절에, 노동운동에 헌신한 동료들을 배신하고 경찰에 밀고해 동료들을 사지로 몰며 노동운동을 파괴한 자다.

 

1983년 4월, 김순호는 학생운동 가담을 이유로 강제징집당한 뒤 녹화공작을 받고 교내 학생운동 동향 등의 첩보를 수집해 보안사에 보고했다. 1989년엔 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인노회)를 밀고해, 경력을 인정받고 대공수사관으로 특별 채용됐다. 그 후 1990년대에 범인 검거 유공 표창을 여러 차례 받았다. 1995년엔 김영삼 대통령 표창도 받았고, 문재인 정부 땐 치안감으로 승진했다. 그리고 드디어 윤석열 정권에서 초대 경찰국장이 됐다.

동료들을 배신하고 경찰 프락치가 돼 동료들을 잡아가두는 데 앞장섰던 김순호 경찰국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매우 정당하다.

 

그러나 역대 모든 정권에서 승승장구한 김순호의 이력이 보여주듯, 그의 첩보 활동은 특정 정권만 격려한 게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경찰과 검찰, 군대, 국정원 등의 정보기관은 지배계급의 이익을 위한 ‘조직된 폭력’이다. 체제 유지를 위한 이들 억압기관들의 비밀활동은 선거를 통한 정권교체와 무관하게 계속돼 왔다. 특히, 지배계급이 위기에 처했을 때는 대중운동 곳곳에 침투해 대중운동을 파괴하는 첩보활동을 강화해 왔다.

 

경찰국 신설에 이은 프락치 경력의 경찰국장 임명은, 경제위기 상황에서 자본가계급의 이익을 위해 사찰과 공작 등 노골적 억압까지 사용해 대중운동을 공격하겠다는 현 정권의 의도를 잘 보여준다. 따라서 김순호만이 아니라 윤석열 정권과 자본주의 체제에 맞서는 노동자운동을 조직해나갈 필요가 있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32호, 2022년 8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