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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회
 

노동자가 분열하면 지배계급만 웃는다


  • 2025-02-23
  • 227 회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의 상담노동자들은 작년에 꾸준히 처우개선/직접고용 쟁취 투쟁을 벌였다. 작년 10월에는 고용 형태를 민간위탁에서 건보공단의 소속기관으로 바꾸는 안이 결정됐다. 다만 소속기관이라는 방식은 이름만 직접고용이지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을 실질적으로 바꾸는 내용은 들어있지 않다. 공단 측은 이미 예산 증액도, 인원 충원도, 인센티브제 폐지도 없다고 엄포를 놨다. 

 

이렇듯 이름뿐인 조치인데도, ‘정규직과 다른 과정으로 채용된 비정규직 노동자가 정규직이 되는 것은 부당하다’라는 분열의 논리가 온·오프라인으로 확산됐다. 지난 2월에는 건강보험공단 정규직 노조에서 위원장을 탄핵하는 안이 76% 찬성률로 통과됐다. 위원장이 직접고용을 막아내지 못했다는 것이 주된 사유였다. 그러나 소속기관으로 전환하는 것이 온전한 직접고용인 양 호도한다는 점도 문제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배척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점도 문제다. 고객센터 노동자들은 상담이라는 고유한 업무를 담당하는 건보공단의 노동자다. 노동자를 시험 본 사람과 안 본 사람으로 가르는 것은 현장의 투쟁력을 장기적으로 깎아먹는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이를 넘어 함께 투쟁할 때만 모든 노동자가 자기 권리를 지킬 수 있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 28호(서울) 

2022년 3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