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가 나날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가계부채는 2006년 607조원이었는데 올해 1800조를 넘겨 15년 만에 300%나 증가한 셈이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9조가량 늘어, 증가율도 10.3%나 된다. 이제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보다 더 많다.
가계부채의 절반 이상은 주택 관련 대출이다. 경제를 부양하겠다고 정부가 쏟아낸 돈이 부동산 투기로 흘러들어가고, 역대 정부가 ‘빚내서 집 사라’고 부추겨 가계부채가 급증해 왔다. 집값은 치솟는데, 임금은 잘 오르지 않으니 집을 마련하려면 울며 겨자 먹기로 빚을 낼 수밖에 없었다.
노동자들은 대출 원금과 이자를 갚느라 허리가 휘는데, 은행들은 희희낙락이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5대 금융기업들의 이자 이익이 20조 원을 넘어섰다. 20조 원이면 5억짜리 집 4만 채를 무주택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겨우 반년 만에 이렇게 배를 불리다니!
거대한 가계부채가 한국경제의 뇌관이기에,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리고 정부는 가계 대출을 바짝 옥죄고 있다. 그 결과 노동자 민중은 이자를 더 많이 내야 하거나, 새로 대출받아 전세나 집을 얻기가 더 힘들어지고 있다.
정부는 무능하고 은행은 탐욕스러워, 노동자 민중이 ‘내 집’은 얻지 못하고 ‘내 빚’만 잔뜩 떠안아야 하는 세상, 이것이 바로 자본주의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 23호, 2021년 10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