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법인이 전국적으로 매입한 주택은 4만 6,858가구에 달한다. 이 중 공시가격 1억 원 내외인 주택이 절반을 넘는다. 가장 많은 집을 산 법인은 1년간 1,327채를 샀는데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저렴한 주택을 쓸어 담은 셈이다. 정부는 가계 대출보다 법인·임대 사업자 대출을 더 쉽게 해주며 세금 혜택까지 줘 투기를 조장했다. 그 결과 부모와 공동대표로 등록된 10살 임대 사업자가 연 2억 7,890만 원을 버는 비정상적인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투기꾼들이 서민용 주택을 쓸어 담는 동안 노동계급 상당수는 빚더미에 앉아 집을 사거나, 좁고 건강에 해로운 주택에 살고 있다. 가계 부채가 올해 1,800조 원을 넘겼는데 절반 이상이 주택 관련 대출이다. 한국의 1인당 주거면적은 31.7제곱미터(약 9.6평)로 미국의 절반도 안 된다. 지하방과 옥탑방, 고시원에 거주하는 가구는 56만이 넘었다.
노동자계급이 자본가계급으로부터 이 사회의 운영권을 빼앗아 오지 못한다면, 지금처럼 사회의 다수가 주거 문제로 고통받는 동안 10살 임대업자는 3억 연봉을 받는 비정상적인 일들이 계속될 것이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 24호(2021년 11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