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는 취임하자마자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내놓았다. 그러나 임기 5년 동안 비정규직 문제를 제대로 해결한 곳이 하나도 없다. 인천공항은 물론 코레일과 도로공사 등 주요 공기업은 정규직화 대신 또 다른 비정규직인 자회사를 밀어붙였다.
공기업의 자회사 꼼수는 민간기업에도 길을 틔워줬다. 현대위아는 이미 공장별로 업체들을 통폐합해 자회사로 가고 있으며, 평택공장에선 소송 취하자에게만 고용을 보장했다. 소송 취하를 거부하고 해고된 비정규직들은 대법원 승소 판결을 받았지만 무려 7년이나 걸렸다. 노동부로부터 직접고용 시정명령을 받은 현대제철도 비정규직들과 어떤 논의도 없이 갑자기 업체 폐업과 자회사 전환을 밀어붙였다. 최근 철강값 상승으로 사상 최대치의 이익을 내고 있는 현대제철은 정규직화로 막대한 손실이 벌어질 것처럼 엄살떨고 있다.
하지만 그 돈은 비정규직을 불법으로 착취해 번 돈이며, 비정규직 당사자에게 당연히 돌아가야 할 몫이다. 그나마 노조로 조직된 2500여 명의 비정규직이 자회사를 거부하고 보름 넘게 총파업과 통제센터 점거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 투쟁의 승리가 다른 비정규직들에게도 길을 틔워줄 수 있도록 응원하자.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 22호 사회면 기사, 2021년 9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