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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회
 

K방역 찬양에 가려진 간호노동자의 죽음


  • 2025-02-23
  • 208 회

5월 23일, 보건소에서 코로나 관련 일을 맡던 간호직 공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고인이 생전에 가족들과 나눈 문자에서는 “이번 주 내내 야근, 코로나 큰 건 터져서요”, “오늘 진짜 폰 확인할 시간이 없었어요” 등 과로에 시달렸음을 보여주는 내용이 있었다. ‘두통’, ‘고민상담전화’, ‘질병휴직진단서’, ‘면직’, ‘공황장애 증상’, ‘극단적 선택’ 등의 단어를 인터넷에 검색하기도 했다.

 

간호사 면허 소지자 중 현직에서 일하는 사람은 50퍼센트에 불과하다. 고령의 퇴직자도 있겠지만, 간호대 정원이 점점 늘어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발적으로 간호사 일을 포기하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매년 간호대 졸업생이 2만 명 가까이 배출된다. 그러나 첫 직장에 입사한 지 1년이 되기 전에 40퍼센트가 그만둔다. 적게 고용하니 과로에 시달리고, 견디다 못해 그만둔 인원이 병원에 남은 인원만큼 많다. 병원들이 간호사 노동권보다 인건비 절감을 통한 이윤극대화를 앞세우기 때문이다. 정부가 백신 접종 천만 명을 자화자찬하는 동안, 오늘도 일선의 의료노동자들은 자신의 건강을 갈아 넣고 있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 19호(2021년 6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