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피해를 입은 업종에선 노동자들이 일할 수 없어서 고통받는다. 반대로 코로나로 매출이 크게 오른 업계의 노동자들은 너무 많이 일해서 고통받는다. 네이버는 지난해 매출액 5조 3041억 원에 영업이익 1조 2153억 원을 기록했다. 그런데 네이버 노동자가 5월 25일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노조 측에 따르면 고인은 팀장이었는데, 상사의 지나친 업무 지시로 야간, 휴일 없이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다. 이런 문제는 임원A의 괴롭힘 때문에 팀원들이 연이어 퇴사한 다음에도 사측이 인원을 충원해 주지 않아 더 심각해졌다. 그런데도 임원A는 “팀원 이직하면 나한테 죽어”라며 고인을 압박했다. 경영진은 2년 가까이 임원A의 온갖 만행을 알고도 묵인·방조했다.
위 사례처럼 한쪽에선 노동자들이 과로와 관리자의 괴롭힘으로 쓰러져가고 있다. 반면 다른 한쪽에선 실업자들이 일자리가 너무 없어 절망한다. 자본주의는 인간의 삶과 사회의 유지·발전에 기본적인 ‘일’조차 적절히 공급해주지 못한다. 과로, 직장 내 괴롭힘, 실업을 모두 끝장내려면 자본주의 체제에 도전하는 노동자운동이 필요하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 20호, 2021년 7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