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기숙사의 청소노동자가 휴게실에서 쉬던 도중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고인이 청소하던 기숙사 건물은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4개 층을 걸어서 오르내려야 했다. 매일 8개의 화장실과 4개의 샤워실을 청소해왔고, 100리터짜리 쓰레기봉투를 매일 6~7개씩 옮겨야 했다. 지은 지 오래된 건물이라 복도가 좁고 습해 여름이면 숨이 턱턱 막힐 정도라고 한다. 동료들의 증언에 따르면 숨진 노동자는 평소 지병도 없었고 아프다는 말을 한 적도 없었다.
서울대는 한 해 1조 원가량의 예산을 운영하는 ‘미니도시’다. 그러나 캠퍼스 안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에는 돈 쓰는 것을 아까워했다. 심지어 업무와 무관한 시험을 강요하기도 했다.
2019년에는 기온이 35도에 이르던 한여름에 에어컨조차 없는 휴게실에서 청소노동자가 사망한 채 발견됐다. 사람이 과로로 죽을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 다들 경악했지만, 2년 만에 또 다른 노동자가 죽었다.
청소노동자들이 건물을 쓸고 쓰레기통을 비우지 않으면 대학은 곧 쓰레기장이 돼 버린다. 그러나 대학은 청소노동자들을 인건비로만 바라보기 때문에 일하다 쓰러지든 말든 신경 쓰지 않는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 21호 사회면 기사, 2021년 8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