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자본가들이 싹쓸이하는 도박장
최근 미국에선 개인 투자자들이 게임업체인 ‘게임스톱’ 주식을 집중 매수해, 공매도(주가 하락을 예상해 주식이 없는데도 주식을 빌려서 파는 것)에 나선 헤지펀드들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 한국 언론은 이 사건을 ‘개미들의 반란’으로 묘사했다. 하지만 결과는 똑같았다.
1월 초 17달러(약 18,000원)에 불과했던 게임스톱 주가는 483달러(약 534,000원)까지 폭등했다가 40달러(약 44,000원)로 폭락했다(19일 기준). 주식은 팔아서 차익을 실현해야 하므로 거품은 폭락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 주가 하락에 베팅했던 헤지펀드들은 막대한 손실을 입었지만, 승리한 것처럼 보였던 개인 투자자들도 더 가난해졌다.
이번에도 도박장의 승리자는 따로 있었다. 바로 게임스톱 경영진과 최대주주인 투자사 피델리티다. 피델리티는 시세차익으로 약 20억 달러(약 2조2,000억 원)를 벌었다. 물론 회사의 생산엔 별로 도움이 안 된다. 주식대금이 회사에 들어가는 건 회사가 기업공개(회사를 상장하며 처음 공개적으로 주식을 파는 것) 할 때뿐이다.
‘게임스톱’의 교훈은 ‘신중한 투자’ 따위가 아니다. 사회의 생산에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 주식시장은 처음부터 자본가들에게 이익이 집중되도록 설정된 도박장일 뿐이라는 것, 이것이 ‘게임스톱’의 교훈이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 15호 2면, 2021년 2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