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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회
 

국민연금 고갈론은 사기다!


  • 2025-03-06
  • 217 회

정부는 국민연금 보험료율(내는 돈)을 9%에서 13%로 왕창 올리고 소득대체율(받는 돈)은 40%에서 42%로 찔끔 올리는 개악안을 내놨다. 그리고 청년층의 보험료는 천천히, 장년층의 보험료는 빨리 올리는 ‘세대별 보험료 차등 인상’을 적용하겠다고 했다. 이는 노동자의 주머니를 더 많이 털고, 세대 간 갈등까지 부추기는 것이다. 게다가 ‘자동 안정 장치’를 도입해 기대 수명이 늘어나거나 경제활동 인구가 줄어들면 보험료율을 올리거나 소득대체율을 낮추겠다고 한다. 


2055년에는 기금이 고갈돼 연금 줄 돈이 없어진다며 연금으로 받는 돈을 깎겠다고 한 것이다. 하지만 이 ‘기금 고갈론’은 거짓말이다. 애초에 국민연금은 미래의 어느 시점이 되면 기금이 고갈되도록 설계됐다. 그래서 국민연금법에도 기금이 고갈되면 연금 재정 방식을 바꾸게 돼 있다. 공적 연금제도가 있는 187개 국가 중에 연금 기금을 적립하는 국가는 극소수다. 현재 건강보험 방식처럼 그해 걷힌 보험료로 그해 연금을 지급하고 부족하면 정부가 세금으로 메꾼다. 연금 기금이 고갈돼도 연금을 못 받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2015년에 국가부도가 났던 그리스에서도, 지금 한창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서도 연금 지급이 멈춘 적은 없다.


그런데도 정부와 언론은 국민연금 고갈이 큰일이라며 국민연금을 흔들어 노후가 불안한 노동자들을 사적연금 시장으로 달려가게 하고 있다. 사적 연금시장을 활성화해서 재벌들 배만 불리겠다는 것인데, 국가가 연금을 못 줄 정도로 망하면 재벌 보험사에서 연금을 제대로 줄 수 있나? 투자 수익을 명분으로 기금 99% 이상을 자본가들의 쌈짓돈으로 사용하는 것도 모자라 불안감을 조성해 노동자들의 주머니를 탈탈 털어가려고 한다. 국민연금을 깎아 노동자의 노후를 더욱 빈곤하게 만들고, 재벌들의 이윤만 지키고 싶어 하는 저들에게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58호 2024년 9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