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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회
 

209만 원으로 한 달 살라니


  • 2025-03-05
  • 24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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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위원회(이하 최임위)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1만30원(주 40시간 노동자 월급: 약 209만 원)으로 결정했다. 시급으론 작년보다 170원 올랐고 월급 기준으론 3만 원 올랐다. 인상률은 고작 1.7%로 역대 두 번째로 낮다.


한 달에 209만 원으로 맘 편히 생활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주거비용만 해도 월세나 대출 이자를 매달 내야 한다. 식품 가격과 공공요금 가격도 무섭게 오르고 있다. 80세, 90세까지 일할 게 아니라면 노후 자금도 모아야 한다. 이처럼 임금 수준은 생계비에 턱없이 모자라는 반면 정부가 10대 재벌에 지원한 세액공제액은 작년 한 해만 10조 원이 넘는다.


최임위는 왜 매년 한심한 결정을 내리는가? 최임위 구성은 사용자위원, 노동자위원, 공익위원이 3분의 1씩 차지한다. 노사 양측 의견대립이 있으면 공익위원이 논의를 주도한다. 정부 방침에 충실한 학자들이 공익위원이라는 이름으로 최저임금을 사실상 결정하는 구조다. 최저임금 1만30원에 반영된 기본 정신은 노동자 임금을 억제하고 이윤을 지켜내겠다는 자본가의 입장이며, 이 정신은 민주당 정부든 국힘 정부든 공유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초기에 최저임금 상승률이 높았던 것은 당시 촛불 시위로 표현된 대중의 분노가 낳은 결과였다. 실제로 촛불 시위의 열기가 노동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이어지지 못하자 문재인 정부 후기에 최저임금 상승률은 반토막 났고, 임기 내 평균 인상률은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가 거의 비슷했다. 그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노동자들의 단결된 힘으로만 임금 문제를 비롯한 우리 삶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 서울 56호, 2024년 7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