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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회
 

홍범도 흉상 철거로 역사는 지워지지 않는다


  • 2025-02-27
  • 235 회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에 있는 홍범도의 흉상을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홍범도가 소련공산당에 가입했던 이력을 문제 삼는 것이다. 홍범도는 1917년 러시아 사회주의 혁명을 직접 보고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새 세상을 건설하려는 혁명의 취지에 공감했다. 러시아 혁명 정부는 국제주의를 표방하며 식민지 민족 해방 운동을 지원했다. 1917년 10월 혁명이 1919년 3.1운동에 큰 영향을 미쳤듯, 조선 독립 투쟁은 세계 혁명과 깊이 연관돼 있었다. 


일제강점기 민족독립운동의 중심은 “공산 세력에 맞서 자유대한민국을 지켜낸 운동”이 아니었다. 러시아 사회주의 혁명에 고무받은 사회주의자들이야말로 민족독립운동에서도 선두에 섰고, 일본제국주의에 맞서 목숨 걸고 끝까지 투쟁했다. 


홍범도는 독립운동가 중에서도 러시아 사회주의 혁명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볼 수 있는데, 그의 흉상을 철거하겠다고 하는 것은 역사를 지배계급 극우파의 입맛에 맞게 왜곡하려는 거대한 역사전쟁의 일환이다.


윤석열 정권은 독립운동의 진정한 역사를 지워, 우익 역사관을 통해 반공을 강조하고 친일·친미를 포장한다. 이것은 사회의 주인이 노동자 민중이 아닌 자본가라고 대중을 세뇌시키기 위한 역사왜곡의 일부다. 하지만 홍범도 흉상을 철거하는 것으로 역사의 진실을 감출 순 없다. 흉상 철거 시도는 윤석열 정부의 흉측한 계급적 실체만 선명히 드러낼 뿐이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46호, 2023년 10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