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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회
 

빚을 떠안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청년들


  • 2025-03-02
  • 23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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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설명: 고 강보경 추모문화제 장면(출처_페이스북)

 

지난해 6월, 정부가 등록금 규제 완화 의견을 내비친 이후 대학가는 잇따라 등록금 인상을 계획했다. 대학 총장의 70%는 등록금을 인상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고, 이 중 41.7%는 당장 내년부터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2023년 들어 전국 8개 시도의 교대 등 17개 대학이 등록금을 인상했으며, 서울시립대의 경우 반값 등록금 정책을 중단하고 기존의 두 배로 인상하는 안을 논의하고 있다.


한편, 지난 8월에는 대학원 학비를 벌기 위해 건설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던 20대 고(故) 강보경 노동자가 작업 중 추락해 사망하는 일이 있었다. 고(故) 강보경 노동자 말고도 수많은 학생들이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학업과 알바 노동을 병행하고 있다. 마음껏 공부해야 할 학생 시기에 돈을 벌어야 하는 것이다.


과도한 학비 부담 속에서 전체 학생의 약 13%는 학자금 대출을 이용한다. 오늘날 노동계급의 청년들은 사회생활을 시작하기도 전에 빚부터 떠안는다. 그들은 빚을 갚기 위해 졸업 후 곧바로 노동전선에 들어가야 한다. 자신이 원하는 일로 돈을 버는 것은 이룰 수 없는 꿈에 가깝다. 경기불황과 실업난 속에서 직업을 구하지 못하며 결국 파산하는 청년들도 비일비재하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은 학문의 전당이 아니라 취업 캠프로 전락하고 있다. 지금 대학에선 과거와 같이 더 나은 세계를 꿈꾸는 변혁과 연대의 공간은 찾아보기 어렵고, 오로지 하루하루를 살기 위해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올라가야 하는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라는 자본주의 정글만 남았다.


해결책은 분명하다. 모든 학비를 없애고, 학교를 공공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더 나아가 임금노동과 착취를 통해 굴러가는 자본주의 사회를, 모두가 자기 재능을 살리고 사회 전체를 발전시키기 위해 자유롭게 노동할 수 있는 사회주의 사회로 바꿔야 한다. 그리고 우리 노동자에겐 그런 사회를 만들 힘이 있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47호, 2023년 10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