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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회
 

진짜 사장과 교섭할 권리 — 플랜트건설 노동자 총파업을 지지한다


  • 2026-08-08
  • 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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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설명: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소속 회원들이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원청교섭 쟁취 총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출처:중앙일보]


플랜트건설노조는 지난 6월, 원청교섭 쟁취를 위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79.2%의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다. 노조는 8월에 같은 건설산업연맹 소속 건설노조와 연대파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핵심은 임금과 안전, 노동시간과 휴게시설을 결정하는 원청과 교섭할 권리를 쟁취하는 것이다.
 
플랜트건설 노동자들은 제철소·정유공장·발전소·반도체공장에서 배관·용접·전기·비계·기계설치와 유지·보수를 맡는다. 그러나 발주사에서 종합건설사, 전문건설업체로 이어지는 다단계 하청 구조 속에서 일한다. 원청은 공사비와 기간, 인력 투입, 작업 순서, 안전기준과 휴게시설까지 좌우하면서도 “직접 고용하지 않았다”며 책임을 피한다. 반면 하청업체는 원청이 정한 조건 안에서 움직여 노동조건을 바꿀 권한과 여력이 거의 없다.
 
개정 노조법 2조는 노동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하는 원청도 사용자로 볼 수 있게 했다. 노동위원회도 산업안전 문제에서 여러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그런데도 포스코·S-OIL·고려아연 등은 교섭에 나서지 않아 노조는 이들을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했다. 원청이 사용자성의 범위를 좁게 해석하고 교섭단위와 파업의 정당성을 법정에서 다투며 시간을 끌면 권리는 종이 위에만 남는다.
 
이 책임 회피는 죽음으로 이어진다. 지난 5월 DL이앤씨가 원청으로 참여한 울산 샤힌 프로젝트 현장에서 한 노동자가 밀폐공간에서 의식을 잃었고, 다음 날 사고 원인을 확인하러 혼자 들어간 원청 소속 안전관리자가 숨졌다. 2022년 이후 플랜트산업 10대 원청사 현장에서 최소 72명이 숨졌지만 원청 처벌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자본가 언론은 파업이 산업 현장을 혼란에 빠뜨릴 것이라고 비난한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멈췄을 때 기간산업이 흔들린다는 사실은 그 노동이 산업을 움직인다는 증거다. 생산 차질의 책임은 파업 노동자가 아니라 교섭을 거부한 원청에 물어야 한다.
 
문제는 누가 고용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느냐가 아니라, 누가 공사비와 기간을 정하고 작업을 지시하며 안전설비와 인력을 투입할 권한을 가졌느냐다. 비용 절감과 공사 기간 단축이 이윤을 늘리는 구조에선 안전교육만으로 사고를 막기 어렵다. 원청의 교섭 거부를 처벌하고 최저가 낙찰과 다단계 하도급을 제한하며, 핵심·상시 업무의 직접고용을 확대해야 한다. 또한 노동자들이 안전인력과 작업시간 결정에 참여해야 한다. 이번 총파업은 원청이 독점해 온 결정권에 맞서, 산업을 움직이는 노동자들이 자기 생명과 노동조건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기 위한 투쟁이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80호, 2026년 7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