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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회
 

APEC 이주노동자 사망 – 국가와 자본이 죽였다


  • 2025-12-05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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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설명: 이재명 정부의 단속추방 과정에서 희생당한 이주노동자 뚜안(사진 출처_녹색당)


세계 자본가들의 경제협력 행사를 잘 치러야 한다는 명분으로 25살의 여성노동자가 토끼몰이 단속을 당해서 죽는 사회. 자본주의 사회의 민낯은 이렇다.


10월 28일, 출입국 단속반은 대구 성서공단의 제조업체 공장을 급습해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을 감행했다. 베트남에서 온 이주 여성노동자 뚜안 씨는 단속을 피하려다 추락사로 숨졌다. 2018년 한국에 입국해 한국 대학교를 졸업한 뒤 대구 공장에 취업한 노동자였다.


대체 APEC이 뭐라고 사람을 죽이나? 2025년 행사 슬로건으로 ‘지속가능한 내일: 연결, 혁신, 번영’을 내건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은 21개 경제체로 구성된 국제 경제기구다. 이 기구는 역사적으로 미국 주도하에 ‘세계화’와 강고한 착취 질서를 동남아, 동아시아 지역에 강요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2002년 한국에 ‘발전설비 민영화, 전력시장 개혁’에 대한 특별 주문을 했던 것이 그 예다. 즉 자본가들이 ‘번영’할 수 있는 국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세계 자본가들의 협력을 강화하고 노동자들을 최대한 많이 공격하려는 기구인 것이다.

 

정부는 이런 행사가 있을 때마다 이주노동자들을 정리하려 해왔다. 이윤을 뽑아내려면 일을 시켜야 하니 평소엔 묵인하다가, 높으신 양반들 보기에 싫을 것 같으면 공장을 포위해 명단을 읊으며 토끼몰이하고, 뒷문에 대기하고 있는 단속차에 사람을 고기처럼 처넣어 추방하는 곳. 이곳이 자본주의 한국이다.


이 반복돼 온 죽음의 책임은 잔인한 단속반 책임자들과, 단속을 계획하고 집행한 이재명 정부에 있다. 그리고 등록상태를 볼모 잡아 이주노동자들을 학대하고 부려먹는 한국 중소자본가들과, 현대판 노예제인 고용허가제를 통해 그걸 도운 역대 정부들에 있다. 


정부와 자본가들은 노동자들이 이번 죽음을 남의 문제로 여기고 빨리 잊길 바랄 것이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이런 죽음을 우리 모두의 문제이며, 잊을 수 없는 쓰라린 상처라고 여긴다. 국가와 자본의 잔인한 착취와 억압, 심지어 살해는 우리 모든 노동자가 매일 보고 듣고 겪는 일이기 때문이다. 국적에 상관없이 노동자는 하나다. 뚜안을 위해, 우리 모두를 위해 하나로 단결해 자본과 국가에 맞서야 한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72호, 2025년 11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