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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회
 

주가가 오를수록 드러나는 자본주의의 비정상


  • 2025-12-05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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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윤석열 탄핵 직후 2,200대였던 코스피는 7개월 만에 4,000 전후까지 치솟았다. 이재용 삼성 회장의 주식 재산도 12조 원에서 22조 원으로 폭증했다.


그러나 이런 주가 상승이 한국 경제의 번영을 의미하진 않는다(특히 노동자의 번영과는 완전히 무관하다). 오히려 이것은 주가가 실물 경제와 매우 동떨어져 움직이며, 자본주의 경제가 매우 비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주식 가격은 기업의 실제 가치보다 미래 금리, 정부 정책, 대주주의 결정 등 노동자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에 좌우된다. “쌀 때 사고 비쌀 때 팔라”는 원칙은 누구나 알지만, 대체로 기업과 국가기구의 내부 정보와 막대한 자금을 가진 극소수 부자만 그 시점을 잡을 수 있다. 결국 주식시장에서도 부는 가난한 사람한테서 부자한테로 흘러간다.


반면 노동자들은 물가 폭등으로 실질임금이 깎여 소비를 줄이고, 부족한 소득을 메우기 위해 장시간‧야간 노동에 내몰리고 있다. 청년들은 안정된 일자리가 부족해 미래가 불안하다. 그 사이 초부자들은 노동자한테서 뽑아낸 이윤으로 주식‧부동산‧암호화폐 같은 금융시장에서 ‘돈놀이’를 하며, 다음번 금융 위기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이 막대한 돈이 병원‧복지‧교육‧일자리 확대 등 사람들의 삶을 위해 쓰였다면 사회는 훨씬 풍요로워졌을 것이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이런 합리적인 방향으로 돈을 쓰지 않는다. 이윤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임금은 안 오르는데, 집값과 주가는 폭등하니 “나도 투자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드는 건 자연스럽다. 그러나 노동자에게 금융시장은 희망이 아니라 함정이다. 노동자의 삶을 바꾸는 길은 주식이나 부동산이 아니라, 자본가한테 빼앗긴 우리 피땀을 되찾는 집단적 투쟁에 있다.


집단적 투쟁은 이제 불가능할까? 그럴지도 모른다. 지금처럼 기업과 부자들을 위해 봉사하는 거대 양당에 기대를 걸고, 자본가들에게 경제 운영을 맡기고, 노동자들은 각자도생에 몰두하며 조용히 있는다면 말이다.


그러나 노동자의 노동 없이는 어떤 기업도 돌아가지 않는다. 노동자가 일손을 멈추면 세상이 멈춘다. 노동자가 이 사회의 진짜 주인이다. 이 사실을 노동자계급이 집단적으로 자각하고 단결해 싸울 때, 더 나은 임금과 노동조건뿐 아니라 사회의 자원이 금융 투기 대신 사람들의 삶을 위해 쓰이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역사는 늘 이런 투쟁으로 전진해 왔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72호, 2025년 11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