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토부는 철도 자회사 5개를 3개(관광개발과 네트웍스, 유통과 로지스, 테크)로 통합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 통합은 이재명이 지난해 12월 "민영화를 염두에 둔 쪼개기" 문제를 제기하면서 추진됐다. 그러나 이 통합안은 자회사의 간판만 바꿀 뿐 쪼개 놓은 철도의 외주화 구조는 그대로다.
정부는 철도 서비스와 안전을 강화하고 중복 업무와 비효율을 줄이겠다고 한다. 하지만 자회사가 5개일 때는 해결되지 않던 문제가 3개로 줄어든다고 해결되지는 않는다. 안전과 상시·지속 업무를 외주화하고 원청의 책임을 자회사에 떠넘긴 구조 자체가 비효율과 책임 분산, 처참한 노동조건을 낳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외주화와 차별을 만든 당사자인 정부와 철도공사는 쏙 빠지고 노동조건 문제를 통합 이후 3년의 안정화 기간 동안 자회사에서 알아서 해결하라고 떠넘겼다. 이는 서로 다른 임금체계와 노동조건을 어떤 기준으로 통합할 것인지 최소한의 원칙조차 제시하지 않은 채 갈등을 조장하면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다.
정부는 성과에 급급해 졸속으로 통합을 추진했다. 그리고 지금은 통합 이후 상시·지속 업무의 직접고용과 노동조건 개선을 계속 논의하겠다고 문서로 약속하라는 철도노조의 요구조차 외면하고 있다. 이전에도 철도 민영화는 없다고 하면서 외주화와 자회사 설립을 확대해 왔던 정부다. 생명·안전업무와 상시·지속 업무의 직접고용을 약속하고도 대부분의 철도 자회사 노동자들을 직접고용 대상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따라서 철도 자회사 통합을 생색내기 수단, 정부 치적 쌓기 수단으로만 이용할 뿐, 노동자의 권리는 안중에도 없는 이재명 정부를 조금도 신뢰해선 안 된다. 식대나 명절상여금 인상, 임금인상부터 상시·지속 업무의 직접고용까지 철도 자회사 노동자의 모든 권리는 오직 노동자들의 단결투쟁을 통해서만 쟁취할 수 있다.
그리고 설사 직접고용을 쟁취한다고 해도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진 않는다는 점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선 철도 역시 이윤과 비용 절감의 논리에 종속돼 있고, 노동자들이 쟁취한 성과도 역관계에서 밀리면 언제든 후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본의 이윤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적 필요에 따라 철도가 운영되고 노동자의 풍요로운 삶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드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80호, 2026년 7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