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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회
 

북미(조미)회담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것이 아니다


  • 2026-10-07
  • 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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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설명: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제1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8월 한미연합훈련 기간을 절반으로 줄이면서 김정은에게 다시 대화의 손짓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2019년 하노이 회담이 아무런 성과 없이 ‘노딜’로 끝난 경험이 있는 북한(조선)이 회담에 응할지는 불투명하다.

북한은 오래전부터 미국과 관계를 정상화해 경제봉쇄와 군사적 위협에서 벗어나려 했다. 1994년 제네바합의 때도 북한은 영변의 원자로 가동을 중단하고 사찰을 받는 대신 중유 공급과 원자력 발전을 위한 경수로 건설 지원을 약속받았다. 그러나 클린턴 정부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고, 부시 정부는 결국 합의를 파기했다. 압도적인 경제‧군사적 우위를 가진 미국은 협상하기보다는 북한을 굴복시키려 했다.

북한 지배층에게 핵무기는 이런 미국과 협상하고 자신의 정권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다. 이들은 정권의 안전을 보장받는다면 미국‧일본과 관계를 정상화하고 서방 자본을 끌어들여 중국‧베트남식 경제 개방의 길을 걷고 싶어 했다. 지난 30여 년간 거듭된 북미 관계 정상화 시도는 이런 이해관계에서 나왔다. 반면 당시 미국 입장에선 대북 관계 정상화가 가져다줄 전략적 이익은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미국이 자신의 “패권에 도전하는 경쟁자”로 중국을 겨냥하면서 미중 갈등이 격화됐고, 그 사이 북한은 중국‧러시아와 밀착하고 러시아에 파병하며 경제‧군사적 대가도 얻었다. 미국과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여전히 필요하지만 중국‧러시아의 지원이 커진 만큼 북미관계에서도 과거보다 협상력이 높아졌다.

미국이 북한에 다시 손을 내미는 것도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가 아니다. 중국을 견제하고 북‧중‧러의 밀착을 약화시켜 아시아에서 미국의 패권을 유지하려는 이해관계가 깔려 있다. 80년 전 일제로부터 해방됐을 때도, 미국의 관심사는 한반도 민중의 해방이 아니라 소련과의 경쟁 속에서 한반도에 자신의 세력권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미군정은 자신들이 구축하려는 질서에 저항하는 노동자와 민중을 탄압했고, 이후 한반도는 참혹한 전쟁터가 됐다. 오늘날에도 미중 갈등이 다시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 우리는 과거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 한반도의 평화는 트럼프도, 이재명도, 시진핑도, 김정은도 아닌 한반도와 세계 노동자들의 힘에 달려 있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82호, 2026년 9월 18일